"궁지에 몰린 삼성전자, 쉽지않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불과 3년 전만해도 삼성전자(552,000원 0 0.0%)는 반도체와 LCD 그리고 디지털 TV, 휴대폰 등 다양한 영역에서 놀라운 이익을 냈다. 매출도 급증했다. IT 판매 1위, 휴대폰 3위를 차지했으며 경쟁자들에게 반도체라는 핵심 부품을 공급했다. 2004년 순이익은 103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이제 삼성전자를 둘러싼 상황이 악화됐고 고속 성장, 대규모 이익을 내던 시기는 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영광의 시대가 가고 있다는 것.

세계 주요증시가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는 동안 올해 삼성전자 주가는 10%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이익이 2%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 연속 분기 이익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던 디지털 제품은 이제 그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세계시장의 소비자들은 PC, 휴대폰, MP3와 같은 제품을 사는데 있어 기능이 업그레이드 되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가격에 더많이 초점을 두고 있다.

요즘 이들 디지털 제품의 최대 수요자들은 이머징마켓에 살고 있다. 갈수록 가격 경쟁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 이유다.

성장 둔화는 삼성전자의 '캐시카우'였던 반도체 부문에서 가장 뚜렷하다. 시장조사기관인 i-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매출은 6%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7.7%에서 탄력이 떨어진 것. 휴대폰 MP3와 같은 주요 소비자 제품의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소비자 제품 분야의 반도체 성장은 지난해 9%에서 올해 5%로 줄어들 전망이다.

휴대폰을 만드는 모토로라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 회사는 올해 시장성장이 지난해 20%에서 13%로 둔화될 것이기 때문에 휴대폰 라인을 점검하는 등 생산을 조절하고 있다.

LCD와 PDP TV의 가격 경쟁력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비지오는 파격적인 가격정책으로 단숨에 미국시장 점유율 1위로 부상했고 그 여파는 삼성전자 등에 고스란히 미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부문이 단기적인 압력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주우식 삼성전자 부사장(IR 담당)은 "보다 큰 차원에서 경쟁사들의 도전과 싸우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때 100억달러가 넘던 삼성전자의 이익은 올해 7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79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반도체에서 TV까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 처한 디지털 제품 라인업을 갖춘 삼성에게는 지금이 시련의 국면인 것이다.

하지만 삼성이 스스로 자처한 측면이 있다고 WSJ은 강조했다. 반도체 사업이 특히 그렇다. 올해 반도체는 D램과 낸드 플래시에 걸쳐 7년래 최악의 성과를 내고 있다. 문제는 1년전 일부 경영진들이 반도체 수요 감소를 예측했지만 오히려 투자는 20% 늘리는 결정을 내렸다는 데 있다.

과거 반도체 사이클이 하강하는 국면에서 투자증가는 몇 년이 지나면 삼성전자에게 막대한 이익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경쟁자들까지 덩달아 투자에 나서면서 이전 같은 헤게모니를 기대할 수 없게된 것이다. 올해 반도체회사들의 투자액은 279억달러로, 지난해 233달러에서 크게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안의 하나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프린터와 같은 제품을 새로운 주력으로 키운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이 역시 휴렛 팩커드와 같은 만만치 않은 경쟁자와 싸워야한다는 점에서 위험이 없지 않다고 WSJ은 지적했다.

D.J.육 도이치뱅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취한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같은 성장과 이익증가, 주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최선은 노키아처럼 휴대폰 부분 이익률을 현재의 10% 정도에서 2배로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J-HOT]

▶ 손학규, 모바일 2차투표서도 1위

▶ 검정보호막 신차 수십대 '30억 저울 테스트'

▶ 김위원장 국정수행 능력에 노대통령 "놀라웠다"

▶ 광랜보다 36배나 빨라…무선 전송 '세계 신기록'

▶ 신지 "강호동보다 주량 쎄다. 김종민 대신해 흑장미도…"

▶ 김정일 "평양이 기름 더미 위"…北, 산유국의 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