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재 전 비서관 지역구민 청와대 초청 때 권양숙 여사 "키워 달라" 인사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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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양숙 여사가 이들을 맞아 한 발언이 10일 뒤늦게 알려졌다.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권 여사는 정 전 비서관을 거론하며 "정윤재씨와는 대통령께서 국회의원 출마할 때 원고 작성 해준 인연으로 만나 19년간 변함없는 똑똑한 인재다.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도록 부산 가면 키워 달라"고 말했다.

이로부터 열이틀이 지난 6월 26일 사상구민들은 또다시 청와대를 방문했다.

이때도 권 여사는 이들을 만나 "여러분을 뵐 수 있는 것은 정윤재 보좌관이 사상구 주민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추진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운영위에선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이 출석해 "노무현 대통령이나 권 여사가 (청와대) 관람객을 우연히 만나 사진을 찍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권 여사가 6월 사상구민과 함께 사진 찍은 사실을 거론하며 "왜 그랬느냐"는 물음에 한 답변이다.

문 실장의 답변은 권 여사와 사상구민의 만남을 우연으로 돌린 것이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권 여사의 구체적인 인사말을 감안하면 만남은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게 김기현 의원의 지적이다.

당시 사상구선관위는 청와대를 방문한 주민으로부터 권 여사의 이 같은 발언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비서관은 국회의원 출마를 염두에 두고 1990년대 말 민주당 시절부터 부산 사상구를 관리해 왔다.

선관위 자료를 공개한 김 의원은 "권 여사가 정 전 비서관의 지역구 활동을 도운 것"이라며 "선거운동 기간 전 특정 후보의 당선 또는 낙선운동을 금지한 선거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남궁욱 기자

<권양숙 여사 발언>

"정윤재씨는 대통령과 19년간 변함없는 똑똑한 인재다. 나라 위해 큰일 할 수 있도록 부산 가면 키워 달라."

"여러분을 뵐 수 있는 것은 정윤재 보좌관이 사상구 주민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추진된 것"

<문재인 실장 해명>

"대통령이나 권 여사가 (청와대)관람객을 우연히 만나 사진 찍는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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