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직장폐쇄 김정국 현대중공업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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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현대중공업의직장폐쇄 발표후 기자들에게 이같이 설명한 金正國사장은 한탄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듯했다.이번만은 무사히 넘기자며 이리뛰고 저리뛰었던 지난 11개월의 뼈를 깎는 노력이 물거품 이 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金사장은 지난해 8월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부임했다.주어진 소임은 만년 분규기업이라는 오명을 씻어내고 현대그룹에 노사무분규원년을 실현해 주는 것이었다.현대건설의 토목공사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덕분에 그는 현장형 경영인으로 그룹에서 정평나 있다.
인천제철사장.현대건설회장의 경력을 지닌 그를 이 회사 사장으로내려보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그후 金사장은 주특기를 십분 발휘,울산 공장에서 근로자와 同苦同樂했다.새벽 6시면 어김없이 출근,작업현장에서 용접용 토 크를 잡고 근로자와 함께 일하기도 했다.그후 4월부터 시작된 40여차례의 단체협상과 30여회의 임금협상,거의 1년간을 분주하게 보냈으나 결국 공을 제3자에게 넘기고 말았다.
『나라밖으로 나가 수주를 위해 뛰어야 할 사장이 1년내내 노무에만 시달려야 되겠습니까.』 金사장의 안타까움은 더욱 부풀려진다.「과격분규-농성-직장폐쇄-공권력투입」해마다 반복되는 관행은 언제나 바뀔 것인지 주목된다.
글 =趙鏞鉉기자 사진=蔚山에서宋奉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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