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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구글 검색엔진도 따라잡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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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구글의 개발자들은 IQ 높은 천재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따라잡을 것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인터넷 검색 시장의 1위 업체인 구글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다.

1990년대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서 윈도와 패키지를 이룬 익스플로러를 내놓으며 선발주자였던 넷스케이프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만든 MS가 인터넷 검색시장을 두고 인터넷 2차 대전을 예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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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의 검색시장 진출은 지난해 인터넷 포털기업 야후의 매출이 1백75%로 급신장하고 구글도 1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3억5천만달러의 순이익을 거두는 등 인터넷 검색창 광고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게이츠 회장도 "당초 인터넷 검색 시장이 수익성이 낮은 보조 시장이라고 생각했던 MS의 접근은 잘못이었다"며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MS는 올해 말을 목표로 인터넷 검색시장의 80%를 잠식하고 있는 구글에 대적할 만한 자체 검색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윈도 바탕화면에서 버튼 하나로 자체 포털사이트인 MSN 검색창에 바로 접속하는 소프트웨어 시험판을 내놨다. 새로 개발할 검색엔진도 지난번 익스플로러와 마찬가지로 자사의 독점적인 PC 운영시스템 윈도와 연계시키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한 것이다.

MS는 또 인터넷상의 문서 이름뿐만 아니라 PC 하드디스크 내 문서를 포함한 각종 파일의 내용까지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엔진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타임스는 "MS가 초반 기선 제압을 위해 구글 임원들의 집에 전화를 걸어 'MS가 시장에 뛰어들면 구글이 제공하는 스톡옵션은 휴지가 될 것'이라고 스카우트 공세까지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구글도 하루 2억명이 찾는 등 탄탄한 웹 사용자들의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넷스케이프처럼 쉽게 당하지는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1998년 스탠퍼드대 박사과정 재학생 두명이 창업해 5년 만에 인터넷시장을 제패한 기술력으로 공룡 MS의 물량공세에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세계 각지에 10만대의 컴퓨터로 데이터 처리센터를 수립하는 등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사람찾기.미팅 등 인적 네트워크사업▶스탠퍼드대 발간서적 데이터화 등 고급 콘텐츠 개발 등의 신규 사업을 준비 중인 것.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개인휴대단말기(PDA) 단말기로 언제, 어디서든 구글에 접속할 수 있는 전화 사업도 검토 중이다.

뉴욕 타임스는 "검색엔진 회사 잉크토미를 인수한 야후도 최근 구글 검색엔진을 사용하던 계약을 파기하고 시장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라며 "앞으로 검색시장은 구글과 후발주자 야후.MS의 3파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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