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경완 짜증지수 식혀버린 3연타석 무명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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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야구인들의 숙원이 있다.그것은 바로 타자의 최고 영예인 4연타석 홈런과 철완의 기록 퍼펙트게임을 보는 일이다.
타자들은 보통 한경기(9회)에 4번 공을 때릴 기회가 있다.
따라서 4연타석 홈런은 상대투수가 단 한번도 기피하지 않아야이룰수 있는 기록이다.이같은 상대의 협조(?)아래 타자는 네번모두 홈런을 때려야 한다.그러니 힘든 기록일 수밖에-.
투수의 최고 영예인 퍼펙트 게임도 4연타석 홈런 만큼이나 이루기 힘들다.
우선 투수들은 매회 3명씩,9회까지 27명의 타자를 상대로 단 한차례 4사구나 안타를 내줘선 안된다.또 동료야수들의 절대적인 지원없이는 불가능하다.실책을 범해 단 한 누라도 진루시키면 퍼펙트기록은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올해 13년째인 프로야구는 아직 4연타석 홈런과 퍼펙트게임기록이 없다.
두 기록은 실력과 행운,그리고 상대의 협조라는 세가지 요소가따라야 하는데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은듯 하다.
12일 전주구장에서 3연타석 홈런을 날린후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쌍방울 8번 朴勍完은 야구인들을 일시나마 흥분시켰다.꿈에그리던 4연타석 홈런이 드디어 나올 것만 같은 예감에 감독.코치.동료 모두 가볍게 몸을 떨었다.이날 朴은 2 회 우중월 투런,4회 좌월 솔로,6회 좌월 투런등 밀어치기와 당겨치기로 좌우에 아치를 그렸다.朴은『오늘따라 방망이가 가볍게 느껴졌다』며8회 마지막 타석에 들어설때는『볼이라도 높은 공이면 치겠다』는각오를 했다.
그러나 롯데의 네번째투수 金泰錫은 첫타자로 나온 박경완의 몸을 때렸다.몸쪽에 바짝붙인 투구로 헛스윙을 유도하려다 朴의 등을 맞혀버리고 만것.이 사구가 빌미가 돼 쌍방울은 3점을 얻어재역전에 성공,한경기를 이겼으나 불멸의 기록인 4연타석 홈런은불볕더위 속에 녹아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대기록을 놓친 박경완은 지난92년 전주고를 졸업한후 쌍방울에입단한 고졸3년생 포수.전주고 2년때 金圓衡과 배터리를 이뤄 황금사자기 우승을 일궈낸 주역이기도 하다.그는 당초 원광대에 진학하려 했으나 진로를 변경,뒤늦게 쌍방울 문을 두드린 탓에 계약금도 받지 못하고 연봉 8백만원의 헐값으로 프로에 왔다.또지난해까지 선배인 全鍾和.金忠珉의 그늘에 가려 67경기에만 출전,0.204(홈런 3개)의 저조한 타율을 보였다.
올해 金宇烈 타격코치를 만나면서 타격에 눈을 뜬 朴은 시즌초반 4개의 홈런을 날리며 홈런 레이스에 끼어들어 잠깐 주목을 받았었다.
그러나 방위로 근무하며 홈경기에만,그것도 번갈아 뛰려니 타격감각이 좋을리 없었다.그는 현재 51경기에 나와 홈런 7개를 포함,타율 0.245(타점16)를 기록하고 있다.
프로야구는 지금까지 8명의 타자가 3연타석 홈런을 쳐냈으며 이것이 연타석홈런 최고기록이다.60년 역사의 일본프로야구는 지난 56년 다이에(大洋)의 아오다가 첫 4연타석홈런을 기록한후12명의 타자가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프로야구 의 원조(1백48년)미국에서는 1894년 보스턴의 보비 로위가 처음 4연타석홈런을 때렸으며 32년 루 게릭(양키스),59년 로키 콜라비토(클리블랜드),76년 마이크 슈미트(필라델피아)등 4명이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權五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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