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진솔한 노총각 박상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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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스나 젤리 범벅인 요즘 청춘 스타들과는 거리가 먼 스포츠형 머리,차분한 음성,무엇보다도 부챗살 눈주름이 인상적인 그의 건강한 미소가 「분명한 상품」임을 증명한 것이다.
이제「35세의 노총각」딱지가 붙게 된 그의 수더분한 미소엔 그러나 10여년이 넘어선 연기생활에 쏟아부어온 독특한 열정과 개성이 진득이 녹아들어 있다.
서울예전 수업시절『일어서 문열고 들어오는 연기를 해보라』는 주문엔 갑자기 강의실 안팎을 직접 들락거리기도 했고,MBC 신인워크숍때엔『고수부지에서 연인과 야호 소리를 질러보라』는 연기지시에 리얼리티를 너무 살려 건물내에 한바탕 소 동이 일어난 일도 있다.
배우로의 성공을 위해 시립가무단에 들어가 무용복에 바를 잡고육체적 단련에 몰두하기도 했다.
그의 돌발행동 또한 방송가에서는 유명하다.『결코 여러 편의 드라마에 겹치기 출연하지 않겠다』는「初心」을 지키기 위해 지난해『모래위의 욕망』『여자의 방』후엔 10개월간 브라운관에서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단하나의 스케줄도 없는 텅빈 생활,뉴욕.파리.스위스.필리핀.베트남등 세계 각지를 쏘다니며『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연기에 임한다』는 「재충전의 원칙」을 지켰다고 한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도깨비」였고 그는 SBS-TV『도깨비가 간다』에서 도깨비와 접신하는 PD 강인상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는 요즘 10월말 방영될 SBS 창사 특집드라마 『모래시계』에서 80년대 격동의 한국현대사를 정의로 헤쳐나가는 검사 강우석역을 맡게 돼 최민수.고현정과 함께 촬영에 여념이 없다.
친구인 이문세.노영심과 함께 오는 21일 사랑의 빵 자선행사인「94 패민(기아) 24시」(잠실 체조경기장)의 무료 연출을맡은 것도 하고 싶은 일이었기에 즐거움이 크단다.
『소리나고 요란하기보다 이제 가슴으로 하는 진솔한 연기를 선보이겠다』는 박상원은『비록 한두번 일지라도 가슴으로 교감하는 팬들의 따뜻한 박수를 받고 싶다』고 소망했다.
글:崔 勳기자 사진:申寅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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