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낙주 신임 국회의장/“작년 날치기처리 국민에 죄송”(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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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나라 안팎의 여건은 우리에게 새로운 분발을 요구하는만큼 여야가 슬기를 모아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통일에 잘 대비하는 자랑스런 국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역대 27번째이자 14대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황낙주의원(민자·창원을)은 기쁨을 내색하기에 앞서『잘 해보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다지는 모습이었다.
그는 우선 민주당측 반대표가 꽤 신경쓰이는 듯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의원들을 여야 가릴 것없이 많이 만나 이야기를 많이 듣고,특히 국회운영에 있어 야당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황의장은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예산안 날치기처리 시도에 대해『국민들에게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하고『앞으로 국민을 무서워하고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감시하는 입법부를 만드는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그러나 민주당이 반대함에 따라 민자당 강행처리가 예상되는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 비준 국회동의문제에 대해서는『UR비준은 역류할수 없는 대세이며 우리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고립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이제 한반도 지도만을 펴놓고 정치해서는 안되며 지각변동하는 전세계·지구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제때제때 대처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야당 의원들에게 이런 점을 내세워 UR비준 동의에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장은『우리 의원들이 선진외국 의원들보다 우수해질 때만이 국회의 국제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의원들의 발상전환과 노력이 요망된다』며 특히 의원외교와 공부모임을 적극 지원할 생각임을 밝혔다. 그는 우리 국회 폐단으로 여당 독주와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를 지적하고『여야가 서로 존중하고 토론과 다수결을 통해 원만하게 의사를 결정하는 풍토를 조성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정치는 말을 통해 이뤄지며 국회는「말하는 곳」이므로 여든,야든 앞으로 말을 잘 골라서 하는 버릇을 길러야 할것』이라고 충고했다.〈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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