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 <25> M&A때 피해야 할 실수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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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 20면

잭 웰치(72·오른쪽)는 전설적인 경영인으로 세계 최대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CEO)를 20년간 맡았다. 웰치의 아내인 수지 웰치(48·왼쪽)는 세계적 학술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을 지냈다.

Q: 회사를 합친 뒤 어떻게 해야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까요? 인수합병(M&A)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직후 30일 동안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베른하르트 클링거)

“대등한 합병은 그럴듯하지만 실패 확률 높다”

A:당신의 질문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어떻게 하면 M&A를 성공적으로 마칠 것인가’입니다.

M&A하지 않고 자체 성장엔진을 활용해 기업을 키워나가면, 비즈니스 리더는 많은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정리해고를 하지 않아도 되고, 땀을 흘리며 밀고 당기는 협상을 벌이지 않아도 됩니다. 새로운 회사를 사들이는 데는 리스크가 따릅니다. 그러나 M&A는 기업이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가장 신속하고 강력한 전략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성공적인 M&A를 위한 왕도는 없습니다. 최근 50년 동안 왕성하게 M&A가 벌어졌습니다. 성공모델만도 수천 개가 있습니다. 반면 여전히 수많은 기업이 실패하고 있습니다. 예상했던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지요. 경험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M&A를 하는 동안 죽다 살아났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이 M&A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공적인 M&A를 위해서 피해야 할 것들을 소개합니다.

첫째, 대등한 합병은 피해야 합니다.

대등한 합병 하면 뭔가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실제는 어려움의 연속입니다. 바로 해당 기업이 대등하기 때문입니다. 두 회사의 처지와 상황이 대등한 경우 상대는 ‘왜 우리가 저들의 경영전략이나 인력을 활용해야 하지?’라고 생각하기 십상입니다. 누가 경영권을 맡고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펼칠 것인지를 두고 밀고 당기는 싸움을 하느라 합병 협상이 길어지기도 합니다.

둘째, 문화 차이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M&A 이슈가 순전히 제품·기술·경영실적 등에 그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문화 차이라는 미묘한 변수가 있습니다. 두 회사가 서로 다른 가치를 지향하면 합병 이후 과정이 고난의 행군이 됩니다.

셋째, 겁먹으면 되는 일도 안 됩니다.

합병 이후 두 기업이 하나 되는 과정을 밟아갈 때는 과감한 게 미덕입니다. 통합 과정은 M&A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이후 90일 이내에 마쳐야 합니다. 이 기간 동안 확실하게 하나가 되지 못하면 사람들은 관성에 젖기 시작합니다. 더 심한 경우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일도 발생합니다.

넷째, 점령군 행세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M&A를 합니다. 다른 회사를 점령해 차지하는 게 목적이 아닙니다. 기존 임직원이 더 가깝고 믿을 만하다고 느끼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최선의 인력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당신이 거느렸던 사람조차 내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다섯째, 인수하는 데 너무 많은 돈을 지불해서는 안 됩니다.

인수가격을 낮춰야 합니다만 단돈 몇 푼을 두고 다투라는 말은 아닙니다. 비슷한 기업의 가격보다 5% 정도 높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20~30% 정도 높다면 문제가 됩니다. 많은 기업이 서둘러 M&A를 추진하면서 이렇게 많은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있는 게 요즘 현실입니다.

여섯째, 포로에게 총을 빼앗기면 안 됩니다.

주식시장 참여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M&A를 서둘다 보면 경영권과 구조조정 등에서 많은 양보를 하게 됩니다. 나중에 ‘내가 주인 노릇 할 수 없는 이 회사를 왜 사들였지?’라며 후회하게 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M&A하지 않고 자체 잠재력을 최대한 살려 성장을 추진하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M&A는 당신 회사의 성장동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요긴한 전략입니다. 제대로 이뤄지기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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