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만에 ‘미국 1달러=캐나다 1달러’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8호 02면

미국 1달러를 캐나다 1달러와 바꿀 수 있게 됐다. 최근 달러화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21일 뉴욕 외환시장(오후 5시 기준)에서 달러당 1.0008 캐나다 달러까지 떨어졌다. 전날 미 달러화는 1.001 캐나다 달러에 거래돼 1976년 11월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거의 1대1 비율로 거래됐다. 캐나다에 자녀 유학을 보낸 기러기 가정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 지난해 9월에 1만 캐나다 달러를 보내려면 850만원이 들었으나 올 추석엔 930만원이 필요해졌다.

달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뒤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으로 눈치를 보던 투자자들은 금리인하를 신호탄으로 금 같은 안전자산에 돈을 묻고 있다. 게다가 캐나다의 주된 수출품인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캐나다 달러가 연일 강세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이어갔다. 21일 유로화는 장중 한때 유로당 1.41달러까지 치솟아 99년 유로가 탄생한 뒤 최고치를 기록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캐나다 퀘벡에서 조세조약 논의를 위해 캐나다 재무장관과 만난 뒤 “강력한 달러가 미국의 국익과 일치한다고 분명히 느낀다”며 강한 달러 정책을 역설했다.

그러나 달러화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들어 가장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 엔화와 유로화, 캐나다 달러 등 5개 통화를 가중 평균해 구한 달러화 환율지수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 이후 달러화 가치는 30% 넘게 추락했다. 불안한 미국 경기를 감안하면 달러 약세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21일 53.49포인트(0.4%) 오른 13820.19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16.93포인트(0.6%) 상승한 2671.22로 마쳤다. 오라클 같은 대형 기업들의 수익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살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