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가정건강한삶>바뀌는 시각 독신도 가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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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독신에 대한 세상사람들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최근 까지만해도「뭔가 문제가 있겠지…」式이었는데 요즈음에는「너무 눈이 높아서…」式으로 반드시 否定的인 것만은 아닌 것으로 바뀐 것이다.
知天命의 세월을 독신으로 거뜬히 살아가고 있는 金愛順씨(53)의 경우도「너무 눈이 높아서」라고 꼭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군청 공무원.월간지 기자.국회의원 비서관등 다채로운 경력이 말해주듯 「잘 나가는 여성」축에 속한다.
그의 잦은 轉職을 그는「대부분의 독신여성이 그렇듯 정의롭고,양심적이며,순수했기 때문에」부득이한 선택이었을 뿐 주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흔히 말하는 올드미스 기질(?)때문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金씨는 현재 은평구신사동 중소기업회관 맞은 편에 형부(林鍾汶.63)가 운영하고 있는 피혁업체 사무실의 한켠에서 인쇄.출판일을 하고 있다.그의 공식직함은 보람문화사 대표.
『매일 바쁘게 열심히 즐겁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결혼안한것을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오히려 남의 눈치 보지않고,시간과 돈에도 자유로울 수 있어 내면적.물질적으로 편안하고 성공적이라고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결혼하지 않은 이유를「적당한 사람이 없어서였다」고 한다.그 짤막한 답변속에는 길게 말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 들어 있다.어렸을 적 부친의 잦은 외도로 어머니가 고통받는 것을 보아왔지만 반드시 그 영향으로 결혼을 하지 않 은 것은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4명의 자매중 막내인 자신만 독신일뿐 다른 사람들은 모두 결혼해 행복하게 살고있기 때문이다.수년전 작고한 그의 어머니는 생존시에도 金씨 의견을 존중해 한번도 결혼을 강요하지 않았다고한다.오히려 그는 40대이후부터는 주위 친지들로 부터「독신의 삶」에 대한 선망과 격려를 받는 편이었다고.
「결혼은 운명이 아니라 선택이다」라고 생각하는 그는 89년 여성 독신자모임인 한국 여성 한마음회를 창립,93년 회장직을 그만둘 때까지 즐겁고 보람있게 독신으로 사는 방법등에 관해 서로 의논하고 생각해보는 정례모임.연수프로그램등을 열심히 기획했다. 金씨에게는 특별한(?)남자 친구는 없다.대신 고향인 전북임실에서 초.중.고교를 함께 다닌 남자친구들이 있다.스스럼없는그들은 金씨가 이사라도 하면 몰려와 짐꾼이 되어주고 어려운일.
힘든 일이 있을때는 기꺼이 손을 내민다.
建國大 정치외교학과 출신인 그는 또 나름의「독신정책론」을 가지고 있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본질적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현실에서 자기실현도 하려는 여성들이 늘어남에 따라 독신여성의 숫자도 느는 추세입니다.이런 현실을 감안해 이제 독신은 가정의 새로운 한 형태로 인식돼야 합니다.』 그는 선진국의 경우 독신자모임이압력단체로 변신해 그들 고유의 권익을 보호받고 있다며 한국도 의료보험.주택분양정책등이 세대주 중심으로 돼있어 독신이 받는 불이익이 많다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韓康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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