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아, 힘내 우리가 있잖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17일 전주 서신초등학교 1학년 1반 교실에서는 ‘우정의 성금’ 전달식이 있었다.

 이 반 어린이들은 5~6학년 형·언니와 교장·교감 선생님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같은 반 친구 박건(7·사진)군에게 430여만원을 건넸다. 아이들은 건이의 건강 회복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건이,힘 내세요’라는 노래도 부르고,TV 등서 유행하는 춤도 췄다.

 건이는 지난해 신장암으로 6개월 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올 3월 이 학교에 입학했다. 체구는 작지만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즐겁게 학교생활을 해 왔다. 그러나 지난 5월 정기검진에서 다시 폐암 진단을 받았다.

 8월에 수술을 받고 현재는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앞으로 조혈모 세포 이식수술을 받아야 하며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돈을 회사원인 아빠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형편이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학생들이 전교 어린이 회의를 열어 모금운동을 전개하는 등 건이 돕기에 발벗고 나섰다. 한 친구는 지난해부터 모아 온 돼지 저금통을 들고 왔다. 또 다른 어린이는 매일 아침 엄마·아빠의 신발을 닦은 뒤 용돈을 받아 친구를 위해 내놓기도 했다. “건이 힘내라”며 편지를 쓴 친구들도 많다. 교사들도 모금 행렬에 동참했다.

 같은 반 가동훈군은 “우리 친구가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을 되찾아 함께 뛰놀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학교 밖에서도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063-254-5461.

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