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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TV] ‘대추나무 …’ 종영, 농촌드라마와 작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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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마음은 벌써 고향 농촌 마을로 달려가는 한가위 명절이 다가온다. 그러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고향 마을이 더 이상 농촌답지 않게 변했거나, 애초에 도시가 고향인 이들도 많을 터. 현실의 농촌이 점점 사라지듯, TV 속의 농촌도 점점 희미해진다.

 유일한 농촌드라마 KBS 1TV의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사진)가 다음달 10일 종영된다. 22년(1980년~2002년)의 역사를 채우고 막을 내린 MBC ‘전원일기’의 최장수 기록에는 못 미치지만 1990년부터 17년이나 달려온 드라마다.

 ‘대추나무…’의 종영 소식에 ‘농촌 드라마의 종언’이라는 진단이 슬며시 내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맥이 아예 끊기진 않을 듯하다. KBS는 ‘대추나무…’의 뒤를 이을 새 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을 다음달 24일 오후 7시 30분 첫 방송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번엔 ‘농촌’ 대신 ‘전원’이란 수식어를 붙였다. ‘농촌’의 의미를 ‘전원’으로 확장하는 셈이다.

 연출을 맡은 신창석 PD는 “30년 전엔 농촌 인구는 전체 인구의 절반이었지만 지금은 5%에 불과하다”며 “이제는 농민보다 오히려 도시인의 향수를 달래주는 방식으로 가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드라마는 농촌에 뿌리는 내리고 사는 사람들의 현재 모습을 조명한다. 종갓집에 들어간 신세대 며느리, 국제결혼으로 우리 농촌에 들어온 베트남 새댁과 코시안 2세들, 고단한 도시 생활을 접고 새 인생을 열어가는 귀농 가족의 이야기가 주축이 된다.

 신 PD는 “도시는 빨리빨리 문화지만 시간이 정지된 듯한 농촌은 느림의 미학이 통용되는 곳”이라며 “도시인의 향수를 달래주는 이상향인 동시에, 실제로 귀농한 10만 가구가 부딪히는 현실 등을 고르게 다룰 생각”이라고 밝혔다.

 청상과부가 돼 홀로 종갓집을 지켜온 노종부 한길선 역은 반효정, 그 며느리 역은 양금석, 신세대 종부 정유미 역은 영화 ‘귀신이 산다’에 출연했던 신예 이은우가 맡을 예정이다.

신세대 종손 역으론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에 출연했던 김동윤이 캐스팅됐다. 드라마는 추석 직전부터 촬영에 들어가 농촌의 황금 벌판을 화면 가득 담을 예정이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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