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백자원씨 10월15일부터 전시회-제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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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가장 지방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일 수 있는것 아닙니까.제주의 전설을 알리는 방법은 사진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국내 사진작가로는 유일하게 프랑스 국립도서관으로부터 세계현대사진작가 1백8인에 선정돼 오는 10월15일부터 내년 1월15일까지 전시회를 갖게 된 탐라목석원 주인 白자苑씨(51). 60년대부터 제주전역을 샅샅이 뒤지며 기이한 나무.
자연석을 한점 한점 등짐으로 모아오다 69년 제주시 아라동 3천여평의 부지에 耽羅木石苑을 개설한 그는 연간 70만명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목석원의 주인이면서도 국내에서보다 오히려 이 방인들에게 더욱 알려진 사진작가가 됐다.
76년 자신이 만든 목석원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위해 작가에게의뢰했으나 마음에 차지않아 늦깎이로 직접 카메라를 잡은 그는「탐라목석원」을 시작으로「목석원에서 만난 사람들」「영실 Ⅰ.Ⅱ」「파리에서 만난 사람들」등 10권의 사진집을 특 유의 포커스로담아냈다.
『젊은 시절 돌과 나무를 찾아 헤맬때만 해도 주위로부터 미친사람 취급도 받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기이한 인연이 따라 다녔던 것같다』며『「설문대할망과 오백아들」전설(먼 옛날 제주에기근이 심하던 때 5백명의 아들이 식량을 구하 러 간 사이 설문대 할망이 죽을 끓이다 솥에 빠져죽고 그 죽을 맛있게 먹은 아들들이 나중에 할망의 뼈를 발견한 후 죄의식에 사로잡혀 고통속에 돌로 변해 죽었다는 전설)이 아니었으면 목석원도 사진도,어쩌면 나의 인생 역시 다른 길로 갔을 겁니다.』5백명의 아들모습을 돌과 나무속에서 찾기 시작한 작업은 이제 겨우 3백명 정도 마친 상태.
그는 88년 파리에서의 초대사진전을 시작으로 91,92년 개인전을 가진 후 지금은 프랑스 국립박물관 사진국에 동양인으로서는 최고 많은 2백점의 사진이 영구 소장되고 있다.
[濟州=高昌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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