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8.銀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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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고대의 화폐는 조개껍질(貝)을 利用했다.그래서 돈이나 재화와관계되는 한자는 모두「貝」자를 가지고 있다.貴賤.貧.財貨.販賣등이 그렇다.후에 청동기 문화가 발달하면서부터는 金변이 붙었다.金.錢.초.銀.銅이 그것이다.
行은 시원하게 뚫린 네거리에서 나온 글자다.그래서「다닐 행」자가 된다.그 길을 따라 쭉 늘어서 있는 것도 行이라고 했는데이때는 걷는 동작과는 무관하므로「항」으로 읽는다.우리는 줄(Line)을 말할 때만「항」이라고 발음한다.行列( 항렬)이 그것이다.그러나 중국에서는 지금도 銀行의「行」자를「항」으로 읽는다. 그것은 가게들이 줄을 지어 서있었던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그래서 行(항)은「점포」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銀行은「돈을 주업무로 취급하는 점포」가 아닌가.돈을 銀으로 표현한 까닭은 옛날 중국에서 銀이 돈의 주종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이라면 銀錢을 의미했으며 그것을 다루는 기관이 銀行이 된 것이다.만일 金본위의 화폐를 사용했다면「金行」이 되었을것이다. 청나라 후기 洪秀全이 亂을 일으켜 太平天國을 세웠다.
그때 재정개혁의 일환으로「銀行을 부흥시키자!」(興銀行)는 구호를 내걸었다.이것이 중국에서「銀行」이라는 말이 사용되게 된 嚆矢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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