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현 원장 “기계산업이 한물 갔다는 건 틀린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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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산업과 연구 분야가 한물 갔다는 것은 틀립니다. 모든 산업의 경쟁력과 생산 원가를 좌우하는 기반 산업이자 기술입니다.”

 4일 취임한 신임 한국기계연구원 황경현(55·사진) 원장은 기계분야가 사양화 하고 있다는 인식은 틀린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의 경우도 생산 원가의 50~60%가 생산 장비가 차지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계 기술이 한국의 발전을 계속 견인할 수 있도록 연구분야에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계 분야에도 얼마든지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술이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국기계연구원에는 98점짜리 기술은 많은데 100점짜리는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여기에 오면 기계 분야의 기술은 모두 해결되는 곳으로 인식을 바꿀 예정입니다.”

 황 원장은 이를 위해 연구원들을 전문화시킬 예정이다. 경쟁력과 파급효과가 큰 기술을 연구하는 그룹은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그렇지 않은 곳은 도태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수일 내로 조직 개편을 할 예정이다. 연구소 조직원들에게 긴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도 크다. 취임 초기에 신속하고 대대적으로 자신의 구상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연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수한 인력을 뽑는 데도 중점을 두겠다고 한다. 부서장의 경우 우수 인재 확보 여부를 평가에 대폭 반영한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연구원의 경우 출신 대학뿐 아니라 전공도 융합 시대에 맞게 다양화할 필요성이 큽니다.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어 있으면 새로운 연구 성과를 내기 힘들어요.” 바이오와 기계를 융합하는 기술을 연구한다면 바이오도 한국기계연구원에서 한다는 것이 아니다. 기계를 하되 바이오는 전문 연구기관과 같이 연구하도록 한다는 말이다.

 그는 그러면서도 임기 3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자신이 연구소의 발전 동력에 시동은 걸어 놓고 가는 역할까지는 하겠다고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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