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3단계회담 여건 돼간다/미 국무부/북서 연료봉 미교체 통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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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 핵사찰 곧 재개될 것
【워싱턴=진창욱특파원】 미국과 북한은 영변 원자로 핵연료봉 교체문제가 걸림돌로 남아있으나 3단계 고위급회담을 개최할 수 있는 여건을 상당수준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미 관리가 10일 시사했다.
미 국무부의 대북 실무협상 관계자는 『북한이 원래 지난 4일 연료봉 교체를 시작하도록 돼있었으나 현재 이를 강행했다는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의 원자로가 실험용이기 때문에 북한이 연료봉 교체를 미루는데 하등의 기술적 어려움이 없다고 본다』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입회없이 연료봉 교체가 강행될 경우 『북한·미국간 협상의 근간이 깨진다는 점을 평양측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미 3단계 고위급회담 전망에 대해 이 관계자는 『미국은 회담이 열리길 바라고 있다』고 거듭 상기시키면서 『(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 최종적 국면에 와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미국간 실무접촉이 앞으로도 계속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여 3단계 회담에 이르기까지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IAEA의 북한 핵사찰이 『아주 조만간』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일단 사찰은 일주일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캐슬린 델라스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이 영변 원자로 핵연료봉 교체를 위해 지난달말부터 원자로 냉각을 시작했으나 미국측에 아직 연료봉 교체는 시작하지 않았음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사찰단 파견 통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0일 북한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 핵연료봉 교체가 연기된다는 전제아래 수일내로 영변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추가사찰단을 파견할 수 있음을 북한에 통보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IAEA는 또 핵연료봉을 교체할 때 금년 늦게 연료봉에 대한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연료봉 샘플을 별도 보관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는 한편 이같은 사찰일정을 포함한 핵문제 협의를 위해 북한이 전문가그룹을 IAEA가 있는 빈으로 파견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핵연료봉 교체문제로 닥친 북한 핵위기가 조만간 풀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강영진기자>
◎핵연료교체/샘플 채취하면 전용여부 확인 가능
핵연료 교체는 원자로안의 연료 연소가 기준이상 초과되거나 심하게 파손될 경우 기기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양만큼 새로 갈아넣는 것이다.
핵무기 원료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핵분열을 일으키는 플루토늄 분말이 핵무기 요구순도를 만족시키는 저연소상태에서 연료를 바꾸기도 한다.
연료교체때 샘플채취를 하면 그동안 원자로에서의 핵물질 전용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과거에 추출했는지 등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이면 핵연료 교체때 핵폐기물의 운반·저장은 물론 그후에도 정기적인 사찰을 받도록 해 불법 유출을 막고 있다.<유영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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