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버스터미널-상봉터미널등 4곳 현장취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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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하루평균 5만여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서울시내 4개 시외버스터미널들이 고질적인 편의시설 부족과 불합리한 운영체계등을 개선하지 않는 것은 물론 최소한의 안내시스템마저 갖추지 않아 이용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8일 오후3시 하루평균 1만5천여명이 이용하는 서울중랑구 상봉터미널.
3~4대의 시외버스들이 배차시간을 맞추기 위해 승객들을 정차장이 아닌 터미널내 버스대기소에 마구잡이로 하차시켜 30여명의승객들이 달려오는 차들을 피해 대합실쪽으로 뛰어들어오고 있었다. 또 터미널 대합실에는 의자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70여명의 이용객들이 장시간 선채로 버스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일부 캠핑을 떠나려던 학생들은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있기도 했다.
강원도 양구로 가는 승객 李浩哲씨(35)는『주말이면 차의 출발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1시간이 넘게 기다린 경우도 있었으며 대기장소가 협소하고 의자가 부족해 선 채로 기다리느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하루 평균 2만여명의 이용객이 찾는 동서울,1만8천여명의 남부터미널,3천여명이 이용하는 서부터미널도 마찬가지. 동서울터미널의 춘천.가평 방면의 대기장소도 공간이 협소해승객들의 줄이 뒤엉켜 서로 먼저 줄을 섰다고 직원과 옥신각신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용인에 가기 위해 처음으로 동서울터미널에 왔던 李相鎬씨(24)는『용인행 표시가 없어 안내원에게 버스타는 장소와 시간을 물어보았는데 퉁명스럽게 대꾸만 할 뿐 친절한 모습을 전혀 찾아볼수가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남부터미널의 경우에는 터미널대합실내에 공중전화가 3대밖에 설치되어 있지 않아 한참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승차권 자동발매기의 잦은 고장으로 이용객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특히 자동발매기의 고장이 많아 승객과 직원들이 자주 승강이를벌이고 있는데도 근본적 대책 마련없이 고장때마다 담당직원의 임시적인 조치로 해결해 많은 사람이 몰리는 주말이면 큰 혼잡을 빚고 있다.
용인에서 출퇴근하는 金景洙씨(31.회사원)는『자동발매기의 고장이 잦아 표를 구입하는데 짜증이 나고 시외버스 출발시간등을 알려주는 전광판마저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黃哲民 서울시교통국장은『시민 편의시설에 대한 규제가 마련돼 있지않아 민간업체에 편의시설 확충을 권장할 수 없는 입장』이며『현재 시외버스터미널에 대한 허가.단속권은 각 구청에 위임돼 있어 시 차원의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金炫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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