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쇠고기, 돼지고기는 안전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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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가 위험하다고 하지만 국산 쇠고기나 돼지고기 역시 안전성을 장담하기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남아있다.

쇠고기 등 축산농가에서 항생제를 규정된 것보다 많이, 길게 사용하는 등 잔류기준을 위반한 농가가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축산농가, 항생제 휴약기간 안지켜져 = 10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국내 식육의 항생제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한 농가 중 대다수가 휴약기간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들이 가축을 키우면서 각종 질병에 대응하기 위해 항생제를 투여하게 되는데, 도축 후 식육(고기)에 항생제 잔류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 남지 않도록 간격을 두는 것이 휴약기간이다.

소, 돼지, 닭 등에 항생제를 투여해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분변, 오줌, 땀 등으로 체외로 배출되기 때문에 최대한 안전한 수준이 될 때가지 휴약기간을 둬서 가축을 출하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일부 축산농가에서 휴약기간을 지키지 않고 출하하는 경우 잔류위반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한 가축을 내놓은 축산농가는 223개나 됐다. 이들 농가 중 67.3%가 휴약기간을 지키지 않아 잔류기준을 위반했고, 그 뒤를 이어 후기사료 미급여가 9.9%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현재까지 돼지, 젖소, 소, 닭 등을 출하하는데 제한되는 농가는 총 41곳. 새롭게 13곳이 출하제한농가로 등록된 반면 8곳이 해제됐고, 1곳은 잔류위반농가로 지정됐다.

이들 중에는 축협, 농협, 도드람, 하림 등 국내 유명사에 납품하는 농가도 포함돼 잔류기준 을 위반한 식육이 시판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잔류위반 식육 시판되나 = 문제는 이런 가축의 경우 도축장에서 얼마나 잘 걸러지느냐다. 잔류위반 농가가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만에 하나 이런 식육이 시판될 경우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매일 출하제한 농가 현황 리스트를 홈페이지에 올려 도축장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독성화학과 관계자는 “식육 속 잔류되는 항생제 먹는 것보다 부득이하게 체내에 항생제가 축적되는 것이 문제”라면서도 “최대한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잔류검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어 시판 육류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관할 지자체를 통해 양축농가는 물론 생산자 단체 등 관련업계가 출하 15~30일 전에는 약제가 함유되지 않은 후기사료를 급여하고 권장 용법 및 용량, 휴약기간을 준수토록 교육 홍보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 축산물검사팀 관계자는 “농가들이 대체로 잘 따라오지만 휴약기간 등 규제에 대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어 다소 반감을 갖고 있다”면서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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