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13일의 목요일' 주의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0면

9월 증시의 최대 고비가 시작되고 있다. 미국의 경기 부진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데다,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인 '세 마녀의 날'(트리플 위칭데이)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 증시가 과열의 꼭짓점에 이르렀다는 전망도 우세해지고 있다.

10일 증시는 첫 번째 우려가 불거진 날이다. 코스피는 지난 주말보다 2.6% 내려앉은 1835.87로 장을 마쳤다. 미국 경기 부진 우려로 지난 주말 미 증시가 2% 가까이 급락한 것에 영향을 받아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다. 13일에는 '세 마녀의 날'이 기다리고 있다. 급락장 이후 대거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가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프로그램이 사고판 것을 상쇄한 순차익거래 잔액은 7일 기준으로 2조5355억원. 매수차익거래만으로 따지면 4조8459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13일까지 약 1조5000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측돼 증시 회복세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영증권의 한주성 연구원은 "10일 증시 급락의 주원인은 미 증시 하락 때문이었다"며 "만약 프로그램 매물까지 본격적으로 쏟아졌다면 하락폭은 더욱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프로그램 순매수는 800억원에도 못 미쳤다. 그만큼 13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의 매물 부담이 더 커졌다는 얘기다.

위기를 기회로 삼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메리츠증권의 심재엽 연구원은 "이번 주를 고비로 트리플 위칭데이라는 증시 변수가 사라진다"며 "20일 FTSE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 등 호재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오히려 저가매수의 좋은 기회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리플 위칭데이(Triple Witching Day)=주가지수선물과 주가지수옵션, 개별주식옵션의 세 가지 파생금융상품 만기가 3개월마다 한 번씩 겹치는 날을 말한다. 이날이 되면 마치 세 명의 마녀(witch)에게 혼을 빼앗기듯 주가가 들락날락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