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권교체/“주가등락과 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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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치적 혼돈불구 경기따라 제각각/엔화는 대미흑자등에 영향 더 받아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 일본총리가 지난 8일 사임을 표명한지 17일만에 후임총리가 선출되게 됐다. 그동안 일본정국은 연립정권내의 치열한 권력투쟁으로 정치적 공백기나 다름없었다.
이같은 정치적 혼돈이 사회를 혼란에 빠뜨려 주가·환율폭락을 가져오는 등 경제에 큰 타격을 줄만도 한데 일본의 주가나 엔화는 전혀 영향받지 않았다.
이같은 현상은 과거의 정권교체기에도 대체로 그대로 적용된다.
하타 내각까지 포함해 헤이세이(평성) 일왕이 즉위한 89년이후 5명의 총리가 취임했으며 이 가운데 정권교체와 함께 주가가 상승한 총리는 다케시타 노보루(죽하등)·우노 소스케(우야종우)·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등 3명이다. 주가가 하락한 총리는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큰폭으로 오르락 내리락했던 총리는 호소카와였다.
다케시타 내각이 리크루트사건으로 퇴진하고 우노 내각이 들어섰을 때 평균주가는 3만엔대를 넘어섰다. 우노 내각이 여자스캔들로 겨우 2개월만에 물러났으나 주가는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은채 계속 오르기만 했다. 가이후 내각 탄생 때에도 주가는 계속 올라 89년 12월 평균주가가 3만8천9백15엔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89년에 총리가 3명이나 등장하는 등 정치적으로는 혼란기였으나 경제적으로 버블경기가 최고조였을 때였으므로 주가는 오름세 일변도였다.
가이후 내각에 이어 91년 11월 미야자와 내각이 등장했다. 미야자와 총리는 경제통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그의 임기중에는 버블경기가 깨어지고 경기후퇴가 계속돼 취임때부터 하락한 주가는 그후에도 계속 침체돼 92년 8월에는 1만4천엔대까지 하락했다.
한편 호소카와 총리 재임중에는 경기가 드디어 바닥에서 벗어나는 기미가 보이기 시작해 주가도 회복세에 들어겄다. 지난 1월 정기개혁법안이 참의원에서 부결됐을 때 일시 주가가 9백54엔이나 하락한 적이 있으나 경기회복시기에 들어선 관계로 곧바로 회복되는 등 등락이 심했다.
이번 정치적 혼란에도 주가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시장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강한 탓이다. 한편 엔화는 일본정국이 아니라 일본의 흑자,미국의 정책,미일 포괄경제협의 향방 등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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