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blogger + reporter = bloter 이젠 ‘블로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8면

취업준비생 이재우(27)씨가 면접을 대비해 찾아가는 곳, 대학생 이세민(22·여)씨가 경제학 리포트 자료를 찾는 곳, 영화와 영상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황현성(27)씨가 매주 자신만의 영화평을 올리는 곳. 바로 인터넷 ‘블로터’들이 1인 편집장이 되어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들이다. ‘블로터(bloter)’란 블로거(blogger)와 리포터(reporter)의 합성 신조어다. 블로거의 정보 수집력, 리포터의 전문성과 신속함을 동시에 갖춘 블로그 운영자들을 뜻한다.

 블로터의 등장은 네이버의 블로그 씨즌2와 싸이월드 홈2 등 새로운 인터넷 인터페이스가 제공되면서부터다. 전보다 편하고 쉽게 자료와 정보를 구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인기 블로거들이 블로그를 기반으로 일자리를 얻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블로그가 단순히 사생활을 보여주는 장소가 아닌 자신의 견해와 실력을 보여주는 무대가 된 점도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히 블로터들의 글과 정보는 전문성을 띠게 됐고 이를 찾는 이용자들도 늘어났다.

 블로터는 사회 이슈나 특정 주제에 대해 전문성을 갖추고 인용한 글에는 원작자의 표기를 명시한다. 이들의 블로그는 돈이 목적이 아니다. 게재한 블로터의 글은 수정할 수 없다. 이는 블로터들이 글을 쓰고 의견을 올릴 때 책임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출처: 블로터닷넷). 그래서 블로터는 각 분야의 전문성, 자신만의 독창성과 주관성을 바탕으로 정보와 기사를 올린다는 점에서 단순 블로거들과 다르다.

 활발히 뛰는 블로터들을 보자. 태터앤컴퍼니의 이미나 홍보팀장은 ‘꼬날의 인터넷과 PR이야기 (http://kkonal.bloter.net)’ 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이름보다는 ‘꼬날’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한데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PR 기법을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글과컴퓨터의 조광제 상무는 삼성에서 16년, 한글과컴퓨터에서 4년을 일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에 대한 지식과 견해, 그리고 IT관련 글들을 자신의 블로그인 ‘벤처와 매너경영(http://danielcho.bloter.net)’에 올린다. 조 상무는 올해 초 블로그에 올린 글을 모아 『행복한 목요일』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한컴씽크프리의 최고기술임원인 박재현 이사는 ‘날아가는 새들처럼 SW에 날개를 달자(http://thinkfree.bloter.net)’라는 블로그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인터넷 트렌드 및 웹오피스 소프트웨어(SW)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의 블로그 방문자는 다양하다. 내로라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도 찾아와 의견을 나눈다.

 블로터를 바라보는 인터넷 이용자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대학생 정소담(23·여)씨는 “블로터의 영역이 구축되어 가고 있긴 하지만 아직 대중성이 부족해 일반인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블로터들의 활동 영역이 IT와 경제 등 일부 분야에 치중돼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IT전공인 김상태(27)씨는 “구하기 힘든 전공관련 정보를 빨리 얻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블로터들은 자신들의 글과 정보가 사실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유저들의 견해가 첨가되고 반론이 오가기 때문에 스스로도 배우는 바가 많다고 말한다. 시너지 효과가 돋보이는, 새로운 저널리즘의 마당이 블로터라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사용자제작콘텐트(UCC)는 젊은 층의 재미에 대한 갈증을 톡톡히 해소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이들이 원하는 전문 지식에 대한 갈증을 풀기엔 부족하다. 정확하고 쓸모 있는 지식을 찾는 이들이 늘며 블로터의 인기는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광고회사 웰콤 ‘영트렌드팀’ 서장훈(동국대학교 04학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