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내일 오후 3시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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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이 끝난 지 18일째인 7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左)와 박근혜 전 대표가 만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린다.[사진=오종택 기자]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가 7일 오후 3시에 만난다. 경선이 끝난 지 18일 만이다.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강재섭 대표가 주선자로 나섰기 때문에 회동은 3자가 함께할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와 박 전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싸웠다. 감정적 앙금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두 사람이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눌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 후보는 5일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에게 선대위원장 직을 제안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조건보다 진심으로 서로 협력하고 정권 교체를 위해 힘을 모으자는 얘기가 주가 되지 않겠느냐"며 "박 전 대표도 정권 교체라는 목적이 똑같고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이 한마음이 돼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얘기를 나눌 거냐'는 물음에는 "만나 봐야 알지"라며 말을 아꼈다.

이 후보의 말마따나 박 전 대표는 경선에서 진 뒤 "정권 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 만큼 두 사람은 회동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포괄적인 공감대 정도는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첫 회동에서 선대위원장 직 제의나 당직 배분 등 당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이 오갈지는 미지수다.

이 후보 측 주호영 의원은 "그간 있었던 소회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서 당 운영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지 않겠느냐"고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반면 박 전 대표 측 유승민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 후보를 돕겠다고 한 승복 연설의 내용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27일 경선 대책위 해단식과 2일 지역구(대구시 달성군) 방문 때 모습을 드러낸 박 전 대표는 이 후보를 돕겠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래서 화해의 손을 강하게 내밀 이 후보에게 박 전 대표가 어느 수준의 반응을 보일지가 관심이다.

당 관계자는 "두 사람이 만나는 것 자체가 화합을 의미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결과물이 없는 회동은 양측에 부담이 될 요소가 있는 만큼 당을 위해 진전된 얘기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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