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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매점·자판기 탄산음료는 못 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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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올해 말까지 전국 초.중.고교의 매점이나 자판기에서 탄산음료가 사라진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탄산음료를 비만 유발 식품으로 규정하고, 이달 중 실태조사를 마친 뒤 12월까지 탄산음료 자판기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3일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나 시민단체가 학교 내 탄산음료 추방 운동을 벌여 왔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탄산음료 추방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학생 건강 증진대책'을 이날 공개했다. 교육부는 초.중.고교생 중 비만 학생 비율을 2005년 현재 18.2%에서 2011년까지 15% 선으로 감축하는 목표를 세우고, 올해부터 2011년까지 16억여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규정한 비만 유발 식품=대책에 따르면 탄산음료 외에 패스트푸드.라면.튀김류 등이 올해 말까지 학내에서 판매 금지되는 대상이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탄산음료 추방운동을 벌여 온 한국교총과 학부모 단체와 협력하기로 했다. 제대로 판매금지가 이뤄지고 있는지 이들 단체와 함께 지도.감독하겠다는 것.

한국교총은 탄산음료.패스트푸드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비만 식품의 유해성을 표기하도록 건강증진법을 개정하자는 입법청원을 지난해 냈다. 한재갑 교총 대변인은 "통학로 등 학교 밖과 가정에서도 학생이 탄산음료나 고지방 식품을 접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건강식단에 대한 수업 자료를 만들어 비만 유발 음식의 유해성을 알리는 교육을 전국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또 학교 급식에 대해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 등 각 영양소의 함유량과 전체 열량 등을 표시하는 '학교급식 영양표시제'도 내년에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강재헌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교수는 "패스트푸드.탄산음료 등 열량이 높고 영양소가 균형 잡혀 있지 않은 음식을 과다 섭취하는 학생은 성인기에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학생들이 자기가 먹는 음식의 영양소를 정확히 알게 해주는 학교급식 영양표시제의 시행도 식생활 개선의 교육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그는 "학교 주변에서 비만 유발식품을 판매하는 업소가 많다"며 "통학로 주변에서의 환경정리도 필요한 데 이는 교육부의 영역을 벗어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학부모와 관련 부처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에선=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05년부터 모든 공립학교의 자판기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일리노이주 교육위원회도 지난해 초.중학교에서 탄산음료 등의 판매를 금지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영국 역시 지난해부터 학교에서 탄산음료의 판매를 규제하고 있다.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를 정크 푸드(Junk Food.쓰레기 같은 음식)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강홍준.배노필 기자

◆탄산음료=사이다.콜라 등 이산화탄소(CO2)를 포함하는 음료. 마실 때 시원한 느낌을 주기 위해 설탕.시럽 등이 들어 있는 물에 이산화탄소를 가압해 용해시킨 것이다. 열량이 높아 비만을 유발하거나 치아 등 뼈에 좋지 않다는 의학 연구결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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