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농업.경공업.무역 육성책 발표 줄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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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농업관련 조치는 2월24일 전국농업대회에 보낸 金日成서한(『사회주의 농촌테제의 기치높이 농촌문제의 종국적 해결을 위하여』)에서 드러났다.
현재의 郡협동농장경영위원회(郡내의 협동농장을 직접 지도하는 전문농업지도기관)를 앞으로 국영농장경영위원회.농업연합기업소 두방향으로 전환시킨다는 것이다.협동농장을 국영농장으로 개편해간다는 구상은 전부터 있었던 것이나 「농업연합기업소 」로의 전환구상은 처음 나왔다.
농업연합기업소 아래 국영농장들과 농업부문 국가기업소들을 포함시킬 예정인데 이는 농장을 「기업식」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사표시다.그동안에도 군협동농장경영위원회가 「기업적 지도」의 주체이기는 했으나 이번 조치에 따라 농장조직이 기업식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상돼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협동농장을 「企業農」(국가기업)으로 바꾼다는 얘기다.
농업연합기업소는 공업부문의 연합기업소와 마찬가지로 독립채산제를 적용하며 그 예하의 기업소.농장에도 다시 독립채산제를 적용하는 「二重독립채산제」원칙이 관철된다는게 특징이다.
이렇게 볼때 北韓이 中國의 개인.가족 생산청부제 방식으로 농업개혁을 착수하지 않을까 하던 그동안의 외부관측은 완전히 빗나갔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또한 경공업 주력방침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공장.기업소등 생산단위조직의 개편.조정작업에 나섰다.
주요 공장.기업소의 조직개편에서 나타난,종전과는 다른 특징은중공업부문은 연합기업소(생산기술.지역.부문별로 관련 공장.기업소들을 한데 묶은 대기업 형태)에서 종합기업소 또는 일반공장으로 기능.규모를 축소하고 경공업.무역부문은 종전 보다 격상시켰다.「總局」보다 한단계 위에 「聯合總局」단위가 신설되기도 했다. 경공업부문에서는 신발공업총국이 연합총국으로,조선비단회사가 조선비단연합회사로 규모.기능이 강화된 반면 北韓의 대표적 화학섬유공장인 新義州화학섬유연합기업소는 종합공장으로 격하돼 신발.
직물.피복류가 수출주력업종이 될것임을 보여준다.
무역강화 조치는 각 道(市)「무역관리국」신설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하순 北韓 각지에서 열린 21차 전원회의의 결정관철을 위한 도(시)군중대회 관련 방송보도에서 兩江道.咸鏡南道.黃海南道.南浦市등에 무역관리국을 설치한게 확인됐다.日本의 라디오프레스는 北韓의 모든 道에 무역관리국이 설치 됐을 것으로관측한다.
北韓은 무역확대를 위해 90년대 들어 정무원의 위원회.부및 각道에 무역회사를 독자적으로 설립할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바 있는데 이번에 道(市)에 무역관리국을 신설해 지방의 무역권한을강화하는 추가조치를 취해 「무역제일주의」방침의 실현에 나섰다.
북한방송 보도에서 판명된 함경남도의 李厚謙무역관리국장은 78년부터 82년 3월까지 北韓정무원의 대외경제사업부 부부장을 역임한 대외경제분야의 거물이라는 점에서 北韓의 지방무역 활성화의의지를 엿볼수 있다.
北韓은 앞으로 농업.경공업.무역 제일주의에 따른 추가조치들을계속 강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兪英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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