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명소들 보수작업-노트르담사원,오페라하우스 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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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프랑스 파리의 주요 관광명소들이 보수작업 때문에 줄줄이 문을닫고 있다.
지난 몇년동안 세계 각국에서 예상을 훨씬 웃도는 관광객이 몰려 많은 건물들이 동시에 심각한 노화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파리를 찾는 외국관광객들이 당분간 파리의 완전한모습을 구경하기는 힘들게 됐다.
노트르담사원의 경우 이미 종루 2개가 비계를 두르고 있으며 미술전시회가 활발하게 열리는 그랑 팔레전시관도 곧 2년정도 문을 닫을 운명에 처해 있다.오페라하우스 팔레 가르니에도 내년부터 18개월간 폐쇄될 예정이다.프랑스가 자랑하는 파리오페라발레단의 활동무대인 이 오페라하우스는 19세기에 지어진 유서깊은 건물이다.
이외에도 팔레 드 도쿄.뮈제 기메.코메디 프랑세즈.올림피아극장등 파리의 얼굴이랄수 있는 굵직한 박물관과 극장,콘서트홀등도보수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 현대문화의 상징으로 통하는 퐁피두센터까지 개관 20년도 채 안돼 보수작업을 위해 문을 닫아야 할 운명.에펠탑을 제치고외국관광객들의 발길이 가장 잦은 관광명소로 꼽히는 이 종합문화센터마저도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하지 않고는 더이 상 관광객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낡아버린 것이다.
에두아르 발라뒤르 프랑스총리는 조르주 퐁피두前프랑스대통령의 사망 20주기인 오는 4월5일,부분 보수공사를 위해 이 센터의폐쇄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이 문화센터가 보수및 확장공사를끝내고 관광객들에게 다시 공개되기까지는 1년6 개월 정도 걸릴것으로 보인다.부분적으로 폐쇄하고 수리를 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그럴 경우 공사기간이 5년정도 걸려 개관 20주년이되는 97년까지 공사를 끝내지 못할 공산이 커 완전폐쇄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보수공사 예산도 퐁피두센터의 1년예산(9천만달러)보다 많은 1억2천만달러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박물관.전시공간.영화관.콘서트홀등이 들어있는 복합문화공간인 퐁피두센터는 관장인 프랑수아 바레의 표현대로「지나친 성공의 희생물」이라고도볼수 있다.
이탈리아 건축가 펜조 피아노가 설계할 당시 관계자들은 관광객이 많아야 하루에 8천명 정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그러나 현재 이 문화센터를 찾는 관광객은 자그마치 하루 평균 2만6천명,연 9백만명선.퐁피두센터내 도서관도 당초 하루 1천5백명 수용을 예상하고 설계했으나 지금은 1만3천명이 들락거려 제기능을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늘 그래왔듯이 이 문제는 정치문제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현재 프랑스 언론들은 대형건물신축에 매달렸던 사회당이 기존 관광명소의 유지.보수를 소홀히해 무더기 폐쇄사태를 불렀다고주장,비난의 화살을 자크 랑 前문화장관에게 돌리 고있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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