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제41기 KT배 왕위전' 패착을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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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제41기 KT배 왕위전'

<도전기 4국 하이라이트7>
○ . 이창호 9단(왕 위) ● . 윤준상 6단(도전자)

장면도(131~148)=백△로 젖히면 귀는 산다. 흑이 131 쪽에서 막으면 136까지 알뜰하게 산다. 여기서 윤준상 6단의 다음 수(137,139)가 한동안 패착의 혐의를 짙게 풍겼다.

137,139는 두텁기는 하나 140의 큰 곳을 눈뜨고 허용할 만큼 의미가 있는 곳일까. 김지석 4단은 "아니다"며 고개를 흔든다. 그렇다면 무슨 뜻일까. 형세는 극미하여 한 집의 가치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흑은 어찌하여 A쪽의 금쪽같은 현찰 대신 두터움을 추구한 것일까. 결론을 미리 밝힌다면 이 판은 흑이 한 집 반의 작은 차이로 졌기에 137과 139는 더욱 문제를 지닌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냉정하게 살피니 그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137,139는 최선이었다는 결론마저 나왔다.

'참고도'를 보자. 흑이 1의 큰 곳을 두면(윤준상 6단도 얼마나 이곳을 두고 싶었을까.) 백은 2를 선수한다. 흑은 너무 엷은 곳이라 3을 손 뺄 수 없다. 그때 백은 4로 기어 나온다. 흑1은 차지했지만 우변에선 두 곳을 당했다.

실전은 140은 빼앗겼지만 137에 이어 145로 두 곳의 큰 곳을 차지했다. 어느 쪽이 나을까. 김지석 4단과 온소진 3단은 "아무래도 실전이 낫지 않을까"한다. 137쪽을 먼저 둔 다음 좌상과 우변을 맞보기로 처리한 것은 선.후수 관계를 고려한 최선의 끝내기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흑의 패착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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