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사회공헌 위원회 내달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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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를 유치하는 데 중책을 맡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하는데 명예위원장은 실질적으로 하는 일이 없는 것 아닌가." (이재홍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비자금을 조성해 900억여원의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던 정몽구(69) 현대차그룹 회장이 재판장에게 혼쭐이 났다. 27일 서울고법 형사10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재판장은 정 회장에게 "4년 전 위원장을 맡았을 때 유치에 실패했는데 구체적 활동 내역이 도대체 뭔가"라고 캐물었다. 정 회장 측 변호인은 "해외 공장 개소식 때 해당 국가 관계자에게 지지를 요청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정 회장과 변호인 모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부장판사는 고삐를 놓지 않았다. 그는 "국민에 대한 부채의식이 부족한 것 아닌가, 재산을 자식한테 물려줄 궁리만 한 것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결코 그렇지 않다.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럼에도 재판장의 추궁은 이어졌다. 이 부장판사는 "사회 공헌 계획을 내놓았지만 결국 이런 상황에 처하니까 한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회장 측은 "11월 구체적 계획 발표를 목표로 다음달 말 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정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다음달 6일 열린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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