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교육 평준화 정책 탓 국가경쟁력 중·인도보다 낮아"

중앙일보

입력 2007.08.28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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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전국 15개 시.도 교육위원회 의장들이 고교 평준화를 포함한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집단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강호봉 서울시교육위원회 의장 등 15개 시.도 의장은 27일 오후 부산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정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했다. 시.도 교육위원회 의장들은 이날 성명을 내기 위해 두 달 전부터 의견을 모아왔다. 모임의 대표인 강 의장은 "시.도 교육청의 교육행정을 감시하는 과정에서 교육부의 간섭이 지나치다고 판단해 성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의장단은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 때문에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수월성이 간과돼 왔다"고 비판했다. 의장단은 "중앙정부는 학교 현장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정책 집행으로 일관했다"며 "그 결과 2007년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이 발표한 세계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중국(15위)과 인도(27위)보다 낮은 29위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의장단은 회의에서 정부가 평등교육 차원에서 시행 중인 수준별 보충학습 금지, 사설 모의고사 시행 금지 등 학력 신장을 가로막는 획일적 규제를 비판하며 각 시.도 교육청의 자율성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회의를 주관한 부산시교육위 이명우 의장은 "교육부가 시시콜콜 일선 학교의 모든 일에 나서서 규제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교육위원회 의장은 "정부가 방과후 학교 등을 통해 교육 소외계층에 많은 돈을 일방적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각 지역에 자율권을 줘야 공교육이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장단은 "교육 수요자들이 바라는 현실적 요구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획일적 규제 일변도의 행정 관행을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의장협의회는 이날 채택한 성명서를 청와대와 교육부, 국회 등 관계기관에 보낼 계획이다. 의장단은 전국 교육위원회 의장협의회를 구성, 매달 한 차례 정기적인 모임을 연다.

배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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