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만 잘 하는 학생은 싫다" (컬럼비아대 관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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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들은 ‘공부 기계(Study Machine)’를 원치 않습니다.” 최근 내한한 미 컬럼비아대 간부인 제니 맥(Jenny S. Mak)의 말이다. 그는 외국어고를 차례로 방문,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한국 학생들 실태를 파악한 후 소감을 밝혔다.<편집자>

“한국의 학교·학생들은 컬럼비아대를 포함한 아이비리그가 원하는 방향과는 다른 쪽으로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 그의 결론. 동양계 미국인인 그는 컬럼비아 공과대학에서 커리큘럼 및 학업 지도를 관장하는 이사(Directer). 학장(Dean) 버금가는 직책으로 입학사정관에게 합격 기준을 제시하는 자리다.

그가 모 외고를 방문했을 때 국제부장 교사가 “우리 학교는 SAT(미 대학수학능력시험)와 AP(미 대학과목 선이수제)준비를 위해 미 명문대 졸업생을 강사로 영입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한국 학교가 미국 대학입시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대학은 시험성적이 입학을 결정짓지 않는다. SAT는 다양한 전형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학생의 과외·클럽·커뮤니티 봉사활동 및 리더십·에세이·교사 추천서 등을 두루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우수한 시험성적도 필요하지만 미래의 가능성에 더 큰 점수를 매긴다는 얘기다. 다양한 경험과 창의성은 기본이다. 그런데 한국 학생들은 아직도 SAT와 AP에만 매달리고 있는 듯해 아쉽다고 했다.

프리미엄 조한필 기자 chopi@joongang.co.kr

※이 기사는 제니 맥 방한기간 중 동행했던 한 교육기관 관계자의 얘기를 인용,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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