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電子社 유니,전략급 도입 임금차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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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지급을 특징으로 하는 日本기업의 고용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가운데 유명전자회사인「유니덴」이 戰略給이란 새로운 임금체계를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
유니덴은 이 전략급을 지난해 4월부터 실험적으로 실시해왔으며올 4월부터는 이를 대폭 확대해 앞으로 全社的으로 정착시킬 예정이다. 전략급은 기본적으로 연봉제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지만「사람의 능력」에 따라서가 아니라「포지션의 중요도」에 따라 임금을 차별화한다는 점이 기존의 연봉제와 다르다.사원들이 어느 포지션을 차지하는가에 따라 임금이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해 인사이동이 곧 연봉을 결정하는 셈이 된다.
유니덴의 전략급은 A1~B3까지 6단계로 나누어진 「랭크表」에 따라 정해진다.A1~A3까지는 「플레이어」,B1~B3까지는「서브 플레이어」라 불리며 단계마다「랭크給」이 정해져있다.「플레이어」는 운동경기의 주전선수격으로 다른 사원들보 다 월등히 많은「랭크給」이 책정된다.「서브 플레이어」는 중요도면에서「플레이어」보다 다소 떨어지는 포지션에 있지만 연봉제 적용을 받는다. 그러나 이 6단계의 어느 포지션에도 속하지 못하고 단순히 업무보조만을 하는 사원들은 종래의 월급제를 적용받게 된다.이들을「서포터」라 부른다.이 회사 사카이 요시오(酒井佳夫)사장은 요즘 일본에서 인기절정인 프로축구「J리그」에서 포지 션에 따른임금책정의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가령 영업 총책임자인「영업총괄」은 A1,매출규모가 큰 「유니덴 아메리카」의 사장이나 중국처럼 시장 잠재력이 큰 지역을 담당하는「유니덴 테크놀러지」책임자는 A2… 같은 식으로 포지션이결정된다.
그러나 이 포지션도 회사의 전략이 바 뀌면 랭크가 달라질 수있다. 예를 들어 유니덴 臺灣이 현지에서 50억엔을 투자해 컴퓨터 시스팀 개발을 위한 중요한 합작사업을 벌이게 된다면 그곳책임자의 포지션은 B1에서 일시에 A2로 오를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각 포지션에 따른「랭크給」에 직무수당을 합한 것이개인의 연봉을 책정하는 기준이 된다.직무수당은 임원이나 간부의「매니지먼트」에 대한 보수다.
유니덴의 해외공장에 근무하는 한 제조책임자(33)는 지금까지B1에 랭크되어 있었으나 4월부터는「플레이어」로 지목돼 포지션이 A3에 속하게 됐다.또 이사 승진이 확실시돼 직무수당도 오르게 됐다.이에 따라 고정급에서만 약3백만엔이 늘어난 1천5백만엔의 연봉을 받게 된다.
지금까지 능력과 실적에 따라 보너스에서만 다소 차등을 두었던일본기업에서 고정급까지 움직이게 만든 것은 획기적인 변화라는게주변의 지적이다.그러나 실적저하나 인사이동에 따라 낮은 랭크의포지션으로 내려갈 경우엔 가차없이 임금이 깎 이는 수모도 감수해야 한다.
유니덴에서 이처럼 파격적인 전략급 제도를 도입하게된 것은 기업내에 경쟁열기를 불러일으켜 불황을 극복해보자는 취지에서다.누가 봐도 투명한 룰을 정해놓고 정정당당한 경쟁의 場을 마련해주는 것만이 대기업의식에 젖어있는 사원들을 일깨우고 경영위기에 처한 회사를 구하는 길이라는게 사카이 사장의 설명이다.
〈金國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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