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쏙 뺀 범여 경선 "치명적 결격 사항 없어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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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선 레이스에 들어간 민주신당에서 자체적으로 후보 검증을 할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나라당처럼 외부 인사가 참여한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청문회 방식으로 검증 절차를 밟는 방안에 대해서다.

민주신당의 이목희 국민경선관리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이날 "손학규 후보의 탈당, 정동영 후보의 노인 폄하 발언, 이해찬 후보의 3.1절 골프 등이 논란이 될지는 몰라도 우리 후보들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부동산 의혹처럼 치명적 결격 사항이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혹도 없는데 한나라당식의 검증을 하면 민주신당도 봐주기 검증을 했다고 공격받는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민주신당 경선 일정에는 검증위원회 구성이 아예 빠져 있다.

각 주자들은 대부분 "검증은 두렵지 않지만 한나라당식 검증을 따라 하면 민주신당 후보들과 이명박 후보가 국민에게 동일한 의혹 선상에서 비춰지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 후보 측의 우상호 대변인은 "한나라당 검증은 이명박 후보에 대해 제기된 거센 의혹을 당이 털어준 것"이라며 "치열한 정책 경쟁을 통해 국민과 당이 짚을 것은 짚는 게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정 후보 측의 정기남 공보실장도 "민주신당 후보들은 지난 10년간 장관.총리 등을 하면서 재산.병역.도덕성 측면에서 이미 검증됐는데 그런 절차가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후보 측의 김현 공보실장도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범여권이 한나라당 경선 때 검증 부실을 공격했던 만큼 민주신당도 최소한 내부 검증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신기남 후보는 "한나라당의 청문회 절차는 내용이야 어쨌든 형식으로만 보면 참신한 정치 발전인 만큼 우리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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