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기의 머니 콘서트] ETF로 연 15% 수익 올리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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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23면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수십 년간 주식시장만 봐왔다는 증시 베테랑들도 가늠하기 힘든 장이라고 하소연한다. 새삼 위험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점이다. 이런 때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데다 수익성도 짭짤한 상품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바로 ‘ETF(Exchange Traded Funds·상장지수펀드)’다.

널뛰기 장세에서 강한 면모 보여

ETF는 말 그대로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인덱스 펀드다. 추종하는 지수나 섹터에 차이가 있을 뿐 특정 펀드를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아직 국내 ETF 시장은 외국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스타일 ETF를 포함해 20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ETF 시장에선 눈여겨볼 만한 행보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스타일 ETF가 상장된 데 이어 9월엔 해외 ETF가 상장될 예정이다.

실제 사례를 한번 보자. 직장인 김씨는 주식투자로 손해를 보기 일쑤였다. 그런데 요즘은 ETF 투자로 남부럽지 않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그의 투자원칙은 간단했다. 바로 ‘정액분할투자법(Cost Averaging)’이다. 김씨는 2004년부터 매달 100만원 안에서 ETF의 한 종류인 KODEX 200을 꾸준히 샀다. KODEX 200을 선택한 것은 ETF 중에서 거래량이 많아 유동성이 좋은 데다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인 KOSPI 200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매달 말일께 ETF를 사되 꼭 날짜를 정하지는 않고 시간이 되는 대로 그때그때 사들였다. 개별 주식처럼 매수 타이밍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을 뿐 아니라 분산투자에 대한 고민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었다. 단순히 정액분할 투자원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사들인 것이다. 어떤 때는 1만원 미만에서 사기도 하고, 최근에 산 것은 2만5000원이 넘는 것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 총수익률은 55%에 달한다. 연평균 수익률로 따져도 15% 수준이다. 게다가 ETF만이 가지는 몇 가지 혜택을 고려하면 김씨는 대박 이상의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가장 큰 혜택은 뭐니 뭐니 해도 주식형 펀드보다 운용비용이 낮고, 주식처럼 원하는 시점에 매매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ETF에는 환매수수료나 주식거래에 부과되는 증권거래세(0.3%)가 없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가 ETF 투자에 실패한다. 대박 욕심에 ETF 투자에서 주식 직접투자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ETF 투자를 하려면 이것만은 명심해야 한다. 첫째, 사전에 결정한 금액을 특정 날짜에 반드시 투자한다. 내일 주가가 내릴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하더라도 개의치 말고 정해진 날짜라면 매수하는 것이다. 둘째, 매수 때에는 가능한 한 종가에 매수한다. 장중 변동에 신경 쓰다 보면 오히려 소탐대실의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셋째,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투자한다. 마지막으로 동일한 ETF라면 거래량이 많은 상품을 선택해 유동성 위험을 줄인다.

투자자라면 항상 시장을 이기려는 욕심이 앞선다. 그러나 욕심을 버리면 쉬운 투자수단이 널려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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