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원인은 무엇일까 동강난 보조날개가 단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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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3일 순직한 趙根海 공군참모총장 헬기 추락사고의 원인은 무엇일까.참모총장 專用機에 대해서는 특별관리와 정비를 한다는 점에서 사고원인을 통상적인 정비불량이나 기체이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항공전문가들의 견해.
앞으로 사고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겠지만「항공기 사고는 현장이 진실을 말해준다」는 경험칙을 빌려 몇가지 가능성을추론해볼수 있다.
우선 추락현장은 동체부분이 지면과 충돌할때 강력한 충격으로 화염에 휩싸여 형체를 알수 없을 정도로 부서졌고 동체 뒷부분의보조익(Tail Rotor)이 뜯겨져 추락지점에서 50m쯤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여기에서 사고원인을 밝혀줄 가장 중요한 열쇠는 보조익 부분.
동체의 다른 부분은 폭발에 의한 화염에 그을려 원형을 알아보기 힘든 파편으로 조각이 난 반면 보조익만은 그을린 흔적도,폭발한 흔적도 없이 단지 절단된 부분이 강한 힘으로 뜯겨진 것처럼 너덜너덜할 뿐이다.
항공전문가들은 현장 상황으로 미루어 볼때 동체가 회전하는 것과 좌우 방향을 잡는 보조익이 먼저 떨어져 나가자 균형을 잃고추락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보조익이 절단된 강력한 충격은 무엇일까.이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심스레 두가지 가능성을 들고 있다.우선 기체이상과 조종사의 급작스런 조작에 의해 주익(Main Rotor)이 보조익을 때렸을 가능성이다.
우선 첫번째 가능성은 아무리 완벽한 정비를 했다 하더라도 주익을 고정하는 볼트등의 재질에 이상이 있을 경우 눈으로 확인하는 정비로는 발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이 경우 헬기가 전진할때주익의 앞부분은 들리고 뒷부분은 낮아지는만큼 주 익의 날개(B-lade)가 부러지거나 고정틀에서 빠져나가면서 보조익 부분을때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가능성은 조종사가 급작스럽게 기체를 상승시키려는 과정에서도 주익이 보조익을 칠수 있다는 것이다.
사고 당시처럼 옅은 안개가 끼는등 시정이 좋지 않아 조종사가산이나 전선등 장애물을 뒤늦게 발견하게되면 이를 피하려는 회피동작 에서 엔진추력을 급격히 높이고 조종간을 갑작스럽게 잡아 당기게 돼 주익이 충격을 받아 회전각도가 평상시보다 더 낮춰질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고당시 지면과의 충격이 강했던 점은 추락직전 엔진추력이 높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것으로 조종사가 긴급상황이었음을짐작할수 있다는 것이다.
〈尹碩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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