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습에 임하는 그의 자세가 진심인지 아닌지는 본인밖에 모르는 일. 하지만 자신의 노래 연습을 리얼 다큐멘터리 형식의 프로그램에 담아 대중에 보여 주는 것은 하나의 이벤트로 비쳐지는 게 사실이다. 그의 장난스러운 태도를 볼 때면 프로그램은 리얼 다큐라기보다 연예인 현영의 셀프 카메라 같다. 가수가 되기 위해 하루 12시간 이상, 정말 피를 토해 가며 노래 연습을 하는 가수 지망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가수 현영이 지금에야 기초적인 노래 연습을 한다면 그가 지금껏 낸 앨범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채널이 음악채널인 M.net이라는 점도 씁쓸하다.
현영은 얼마 전 방송에서 “노래를 못해서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이는 스스로 ‘이벤트형 가수’라고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가 정말 가수가 되고 싶고, 음악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앨범을 내기 전에 피나는 연습을 했어야 했다. 그리고 앨범을 낼 때마다 가창력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지 못했다. 그의 노래는 자신이 출연하는 모 가전양판점 광고에서 불러대는 CM송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뜰 것 같은 외국곡을 가져다 장난 같은 가사를 붙이는 이벤트성 노래를 불러 왔다.
10년간 활동해 온 한 록밴드는 얼마 전 “가수 같지 않은 가수들이, 열심히 노력하며 음악을 위해 살아온 가수들을 가리고 있다”는 비판을 한 바 있다. 현영도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가수가 되고 싶은 것과 가수가 될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는 굳이 가수를 하지 않더라도 MC나 연기자로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가수라는 게 현영에게는 ‘만능 연예인’이란 수식어를 뒷받침할 하나의 장식일지 몰라도, 많은 가수들에게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창작의 고통을 감내하는 인생 그 자체다.
정현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