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책방 가맹점 서울에만 2백여군데 성업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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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도서대여업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일대에서 크게 번창해가고 있다.요즘 직원이 직접 사무실을 찾아다니며 책을 배달하는소위「가방 책돌리기」영업이 상당히 큰 규모로 자리잡고 있으며 주택가 5~7평 규모의 가게에 2천권 정도의 책을 갖추고 책을빌려주는「대여책방」이 체인형태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새로운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방 책돌리기」업체로는「한국독서문화원」의 성장이 눈에 띈다. 11년전 문을 연 이곳은 현재 서울과 인천.수원등에 11개의 사무소와 2백명의 아르바이트직원을 두고 15만명의 회원에게책을 빌려주는 큰 기업이 됐다.
3천원의 입회비를 내고 회원이 되면 커다란 책가방을 맨 직원이 1주일에 한번씩 사무실을 방문해 한권에 6백원을 받고 책을나눠주고 회수해 간다.취급하는 책은 아동도서나 잡지를 제외한 단행본 뿐이지만 20만권의 책을 보유하고 매달 2만권의 신간을들여놓는「책 백화점」이다.
지난해부터 유행하고 있는「대여책방」은 서울에만 체인회사 6~7개,가맹점 2백여개로 추산되는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 문을 연 체인회사로는 「열린 글방」「책세계」등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가맹점들은 주로 주택가의 5~7평 규모 가게에서 2천여권의 장서를 비치하고 3천원 정도의 가입비를 낸 회원에게▲소설 5일에 7백원▲동화집은 5일 5백원▲잡지 3일에1천원을 받고 책을 빌려주고 있다.
지난해 7월에 개점한 「열린글방」은 벌써 서울 36곳을 포함,수도권에 43곳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 문을 연「책세계」는 2개월동안 성동구에만 26곳을포함,수도권 일원에 31곳의 가맹점을 여는 급속성장을 하고 있다. 가맹점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1천5백만원정도를 체인점 본부에 내면 내부시설.2천권 정도의 책.도서관리 컴퓨터등을 제공받을 뿐 아니라 신간구입.도서목록등의 사후관리를 해준다는 점에서 별다른 자본과 경험 없이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 이다.
또한 독자들은 정가의 10~20%에 책을 빌려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이 신종영업은 앞으로 더욱 확산해 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도서대여업의 확산에 대한 출판계의 표정은 각기 다르다. 전국서적상연합회측은 『변두리 인구밀집 지역의 경우 대여서점이 판치는 바람에 기존 영세서점은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몰리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출판사들의 모임인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윤청광 전무이사는『출판사 입장에서는 일시적으로 매출이 조금 줄어드는 것보다 독서인구 자체가 늘어나는 효과가 더욱 큰 것으로 기대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趙顯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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