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특집극 모래시계,격동의 5.6공화국 조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70년대말부터 90년대초에 이르는 격동기를 배경으로 폭력조직과 정치권력간의 흑막을 그리는 대형 드라마『모래시계』가 제작되고 있다.60분물 24부작의 이 드라마는 SBS-TV 창사특집극으로 오는 10월말부터 방송될 예정이다.
연출은 MBC-TV 대하드라마『여명의 눈동자』등 스케일이 큰드라마 연출로 시청자를 사로잡아왔던 김종학PD(43)가 맡았으며,극본은『여명의 눈동자』등에서 콤비를 이뤄온 송지나씨가 맡았다. MBC출신인 김PD는 지난해 SBS프러덕션 전문연출자로 스카우트되면서 총60회 연출에 회당 9백만원씩 모두 5억4천만원을 받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었다.
『모래시계』는 김종학-송지나 콤비가 92년의『여명의 눈동자』이후 처음 내놓는 회심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MBC-TV에서 주로 활동하던 최민수.고현정.
박상원등을 주역으로 영입,중량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점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모래시계』가 우리 현대사의 격동을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주인공들이 80년 광주민주화운동,삼청교육 과정에서 시련을 겪는 것으로 그려지는등 방송 드라마에서는 최초로 5,6共 격동의현장이 본격 다뤄지며 안기부등 권력기관의 정치폭력 사주와 폭력조직과의 결탁,정치 목적의 세무사찰,국제 로비이 스트.무기상의음모등이 펼쳐져 적지않은 화제를 부를 것같다.
드라마를 통해 주먹세계에 몸담았으나 격동의 시대를 살면서 비운의 사랑을 하는 태수,그의 친구이자 검사로 사회불의와 맞서는우석,태수를 사랑하는 카지노 대부의 딸 혜린등을 축으로 그들의사랑.야망.좌절을 그리면서 카지노.건설업등에 기생하는 조직폭력의 세계와 정치권력과의 검은 관계를 파헤친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이러한 도전적인 내용을 드라마에 담는 것과 관련,외부의 압력을 우려하는 소리도 나오고 있으나 김종학PD는『이는 드라마일 뿐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주인공 태수역은 최민수가,혜린역에는 고현정이 캐스팅됐으며 검사인 우석역에는 박상원이 기용됐다.또 카지노계의 대부역에는 박근형,조직폭력배 두목역에는 정성모등이 나온다.
SBS프러덕션측은 해외판매및 케이블TV 시장을 겨냥,최신 기술을 활용해 밀도높은 드라마를 만든다는 방침 아래 홍콩무술.특수효과를 도입해 박진감 있는 액션장면을 연출할 계획이며 전 장면을 로케이션으로 찍게 된다.또 24채널을 이용한 서라운드 스테레오 음향처리로 현장감을 높일 계획.
막대한 제작비를 메우기 위해 TV방송 뿐만 아니라 8~10개의 비디오 시리즈물로 출시,홍콩.일본TV 배급도 추진되고 있다. 이와함께 드라마 사상 처음 제작과정을 90분물 다큐멘터리로제작,방송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기획에 들어가 현재 주인공들의 청소년시절까지촬영을 마쳤다.
〈郭漢周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