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을살리자>18.호박-특산물 지정된 울릉도 호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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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가을철 울릉도를 찾는 사람들은 섬 주위를 감싸도는 일주도로를따라가다 보면 성인봉등 곳곳에서 탐스럽게 익은 호박이 장관을 이루는 모습을 보게된다.
행정구역상 섬 전체가 경북울릉군으로 돼있는 이곳 울릉읍 저동마을과 사동마을등 전체 농가 8백3가구 가운데 절반 정도인 4백20가구가 집주변 유휴지에 토종호박을 재배하고 있는 현장이다. 땅이 비옥한데다 습기가 많아 심기만 하면 개당 20㎏이상의아름들이 호박이 주렁주렁 열려 호박재배의 최적지인데다 특히 다른 지역의 토종호박들과는 달리 전분과 당도가 높아 예부터 엿의주재료로 쓰여왔다.
이 때문에 울릉도의 또 다른 특산물인 후박나무 껍질을 고아 만들어 특유의 맛과 향으로 전국에 이름을 떨쳤던「울릉도 후박엿」이 지금은「울릉도 호박엿」으로 바뀌어 불리게 됐다.
1882년 개척 당시 육지에서 이주해간 유민들이 종자를 가져다 재배해 주로 범벅죽이나 말린 후 쪄서 부족한 식량대용으로 사용한 것이 울릉도 호박의 유래.
옛날에는 주민들의 주.부식용으로 농가마다 대량재배 했으나 70년부터 마늘등 새로운 수익성 작물의 재배증가로 소득이 높아지면서 재배면적이 점차 줄어들었다.
그러나 80년대들어 울릉도가 인기있는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울릉군이 호박을 이곳 특산물로 지정,재배를 권장하고 지금은 가공공장에서 쨈.엿등 건강식품을 개발해 주로 관광객들을 상대로 팔고 있다.
울릉도 호박은 특히 칼슘과 비타민,이뇨작용을 도와주는 성분이육지 호박보다 많아 출산부의 산후조리나 야맹증 예방,신장결석.
방광석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한방재료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
[鬱陵=金永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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