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비치는 옷으로 맵시 연출-올 봄.여름 멋쟁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60년대 앙드레 쿠레주는 스커트의 길이를 당시의 통념으로는 극단적으로 짧게한 미니스커트를 발표,전세계에 충격을 줬다.영화『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말론 브랜도는 몸에 달라붙는 면티셔츠 한장으로 그의 단단한 육체미를 외설스럽지 않게 과시,면티셔츠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기여했다.
과거에는 이와같이 완전히 새로운 옷,새로운 개념의 디자인이 패션을 주도했다.그러나 90년대 들면서 일군의 디자이너들이 선언했듯 이제 더이상 새로운 디자인은 없다.이제는 기존의 옷들로과거의 통념을 깨는「연출의 시대」가 온 것이다.
짧은 반바지에 긴 베스트,긴셔츠에 짧은 재킷등 최근 1~2년사이 거리의 패션에서도 세계의 신진디자이너들이 실험적으로 제안한 새로운 연출법은 빠르게 전파됐다.올 봄과 여름 옷입기의 실험적 연출은 더욱 과감해질 전망이다.각 패션업체 디자인실에서 제안하는 올 봄 옷입기를 종합.분석해 보면 ▲두종류이상의 비치는 옷의 조합 ▲길고 짧은 옷의 조합 ▲겉옷과 속옷의 역전현상등이 뚜렷하다.
비치는 옷으로,구멍이 뚫린듯 속살이 비치도록 짜여진 얇은 레이스 니트소재가 강세다.이 소재로 만든 짧거나 긴 가디건은 얇은 소매없는 쉬폰원피스에 걸쳐 입거나 긴 풀오버로 통넓은 쉬폰바지위에 입기도 한다.또 다리가 비치는 바지소재로 도 애용된다.또 서로 다른 색상의 비치는 소재를 덧입어 멜란지효과를 내는연출법이 폭넓게 제안된다.
길고 짧은 것을 동시에 입어 조합을 이루는 것은 가장 폭넓게응용되는 연출법.극단적으로 짧은 바지와 티셔츠위에 앞을 튼 발목까지 오는 긴 원피스를 입는 것,베스트나 재킷보다 긴 속셔츠를 입는 연출방법은 이제 고전이 된 느낌.바지위 에 무릎까지 오는 긴 조끼를 입고 그아래는 조끼보다 더 긴셔츠를 입는,긴가운데 길이를 차별화하는 방법도 새롭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셔츠위에 미니스커트를 입어 셔츠가 스커트밑으로 빠지는 연출법도 이채롭게 제안된다.또 이 분야의 연출법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품목은 탱크탑이라고 하는 배꼽위로 올라오는 소매없는 셔츠.긴 셔츠를 입고 그 위 에 조끼식으로 입거나 허리선이 배꼽밑으로 오는 바지를 입어 허리와 배부분을 드러내는 연출도 많이 눈에 띈다.
〈梁善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