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3단계회담 전망-미신고시설 포함싸고 공방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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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北韓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받아들이기로 통보함에 따라 앞으로 북한-美國간에 열릴 3단계 고위급회담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여 이에 시선이 몰리고 있다.
미국정부는 15일 뉴욕에서 열린 北-美 비공식접촉에서 로버트갈루치 국무부차관보가 姜錫柱 북한외교부副부장에게 보내는 서한을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갈루치차관보와 姜부부장은 北-美 고위급회담의 양측 수석대표다. 갈루치차관보의 서한은 지난해 12월 양측이 합의한 내용을 재확인하고 회의개최일정에 대해 구체적 제시를 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北-美 3단계 고위급회담은 양측 합의에 따라▲미국의 對북한 외교관계개선▲對북한 경제지원▲팀스피리트훈련 중지여부▲이번 사찰에서 제외된 북한의 미신고 2개 핵시설에 대한 사찰실시 여부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게 돼 있다.
그러나 3단계 고위급회담은 아직 개최여부나 일정이 확정되기에는 선결문제들이 남아 있어 당분간은 이들 조건의 충족여부가 먼저 논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측은 북한핵사찰 외에도 남북한간의 특사교환을 2단계회담에서 규정한바 있어 이를 먼저 해결해야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있다. 그리고 3단계 고위급회담은 이번 북한핵 사찰결과에 대한IAEA의 보고서내용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실시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IAEA의 북한핵사찰이 앞으로 2~3주일,보고서가 나오기까지 다시 1~3주일이 걸릴 것을 감안하면 3단계회담은 빨라야 3월 중순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얼마나 빠른 시일내 남북한특사교환에 응하느냐도 관건이 되고 있어 회담개최에는 복잡한 절차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셈이다.
美국무부는 이같은 선결조건 해결이라는 전제를 계속 강조하고 있으나 이번 북한측의 사찰수용통보로 3단계 고위급회담 성사에 상당한 낙관을 표시하고 있다.
3단계 고위급회담은 비록 성사되더라도 안건 자체가 양측 모두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어 고위급회담에서 세부 의제에 쉽게 합의, 모든 문제가 금방 타결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의 對북한 외교관계개선은 첫째,對북한 외교승인문제가걸려 있어 미국측이 상당한 대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고 對北경제지원문제도 북한경제.제도의 취약성으로 인해 실현까지에는 상당한 난관이 있다.
더군다나 핵무기개발 여부를 확인할 핵심요소인 북한의 미신고 2개 핵시설에 대한 사찰은 쉽게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여서 3단계회담의 전도는 실로 첩첩산중이다.
그러나 이같은 부수적인 난관도 만약 북한이 이번 핵사찰에서 어느 정도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킨다면 北-美 관계개선을 축으로전반적인 양상이 급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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