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상식없는 사람 너무많다-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설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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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우리 국민들이 에이즈에 대해 아는 정도가 아프리카 사람들이나美國 하류층인 마약중독자들과 비슷할 정도로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서울大병원 許鳳烈교수팀(가정의학과)이 종합검진환자 및 정부기관 근무자 2백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에이즈에 대한 기본사항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즈에 관한 초보적 상식이며 정부가 광고를 통해 적극홍보하는 사안인「콘돔을 사용하면 성관계를 통한 에이즈 전염을 막을수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사람이 전체의 절반을 겨우 넘는 정도에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이런 수준은 91년 조 사된 아프리카 자이르의 수도 킨샤사 주민들이나 93년 연구된 美國 마약중독자들의 에이즈 지식 수준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돼 지금까지의 국내에이즈 예방홍보정책에 구멍이 뚫려있음을 보여줬다.
또 어디서 유래됐는지도 알수 없는「射精을 억제하면 에이즈에 전염되지 않는다」는 전혀 엉뚱한 속설을 사실로 믿는 사람이 절반 정도에 이른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져 쓴 웃음을 짓게하고 있다. 許교수는 또『조사결과 에이즈 바이러스가 수혈.성관계에 의해 전염된다는 것은 80~90%가 알고있지만 전염우려가 없는일반접촉으로도 에이즈에 걸릴수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있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에이즈를 옮길 우려가 없는 접촉방법중 악수(79%),호흡(78%),눈물(76%),포옹(74%),수영(64%),키스(52%),화장실(50%),치솔(36%),환자에 물림(32%),면도기(31%),모기(12%)의 순으로 오해가 많은 것 으로 밝혀진것. 또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후 증상이 나타날때까지 실제 수년이 걸리는데도 절반정도가 몇달안에 증상이 발생한다고 잘못 알고있었다.심지어 10명에 한명 꼴로 에이즈는 며칠이나 몇주안에 증상이 나타나는 급성질환으로 오해하고 있었다.이에 따라 뭔가 꺼림칙한 행동을 한 직후 피부에 이상이 나타나든지 하면 바로 에이즈발병을 의심하는 우스꽝스런 행동이 나타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에이즈에 대해 스스로 잘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나 잘 모른다는 사람이나 실제 아는 수준은 모두 수준이하인 것으로 나타나 정부나 사회단체의 보다 적극적인 對국민홍보가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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