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종교에도 과학에도 ‘깨어 있던 목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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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여해(如海) 강원용(1917~2006·사진) 목사의 타계 1주기(17일)를 맞아 추모 행사가 열린다.

목사로, 사회운동가로, 방송인으로 살다간 강 목사는 사회적 문제와 참여에 남달리 관심이 많았다. 그는 크리스천 아카데미를 설립해 종교간 대화와 함께 민주화 운동에도 앞장섰다. 군사정권 하에서 유신 헌법에 반대하는 설교를 거리낌없이 하기도 했다. 민주화 운동 때문에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도 당했다.
 
뿐만 아니다. 고인은 설교에서 빅뱅과 우주의 역사, 150억 광년에 달한다는 우주의 규모 등을 언급하며 ‘우주적 그리스도’라는 특유의 표현도 종종 던졌다. 성서와 과학을 대칭점에 두지 않고, 과학적 우주관을 적극 수용한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창조주의 숨결을 찾아보려 했던 ‘열린 신앙인’이 바로 강 목사였다.

고인이 생전에 몸담았던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는 17일 오전 11시 경기도 여주 남한강공원묘원에서 추모 예배를 갖는다. 이어 오후 7시에는 경동교회에서 금요예배를 겸한 추모 음악회를 연다. 이와 함께 교회 내 경동갤러리에서는 17~19일 강 목사의 일대기를 담은 추모 사진전이 열린다. 강 목사의 출생부터 유·소년, 청년, 사회 활동과 목회 활동, 노년기 등 7개의 주제로 100여 점의 사진이 전시된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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