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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우주에서, 학생들은 지구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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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인데버호' 모건, 첫 우주수업

"원래 과학을 좋아하긴 했지만 우주과학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오늘 완전히 굳혔어요."

"아이다호주라고 하면 사람들이 감자만 떠올려 속상했는데, 모건 선생님이 이곳 출신이라는 게 자랑스러워요."

지상 300㎞ 상공의 '우주 선생님' 바버라 모건(55)을 14일 위성으로 만난 미국 아이다호주 초등학생 18명은 생애 최고의 선물을 받은 양 즐거워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사상 첫 우주 원격수업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국제우주정거장(ISS)과 아이다호주 보이즈시의 디스커버리센터를 위성으로 연결함으로써 성사됐다.

"우주비행사도 선생님처럼 멋진 일이네요. 이렇게 여러분을 만나 우주에서 보고 경험한 것을 들려줄 수 있으니 말이죠."

디스커버리센터에 모인 학생들에게 전직 교사인 모건은 이렇게 인사했다. 우주왕복선 인데버호를 교실 삼아 고향마을 아이들과 수업을 하게 된 모건도 감격했다. 25분의 짧은 수업이었지만 20년도 넘게 기다린 모건의 인내를 보상해 주고도 남았다.

아이다호주 여러 도시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밤잠을 설치며 기다린 수업을 앞두고 긴장한 모습이었다. TV 화면을 주시하던 아이들은 무중력 상태로 둥둥 뜬 모건이 나타나자 환호성을 질렀다. 평생 잊지 못할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눈은 초롱초롱 빛났다. 수업은 동료 비행사 3명과 함께 등장한 모건이 아이들의 질문에 답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우주생활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은 끝이 없었다. "우주에서는 얼마나 빠르게 야구공을 던질 수 있나요." "우주에서도 별은 반짝반짝 빛나는 것으로 보이나요." "어떻게 음료수를 마시는지 알려주세요." 꼬리를 무는 아이들의 질문에 모건은 직접 공을 던지고, 물을 마시는 시범을 보여주었다. 그는 양손에 한 명씩, 남자 동료 둘을 가뿐하게 들어올려 보이며 무중력 상태를 설명하기도 했다.

모건은 귀환하기 전 버지니아주와 매사추세츠주의 학생들과도 같은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8일 발사된 인데버호는 14일간의 임무 수행을 마친 뒤 22일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로 귀환할 예정이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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