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외 우라늄광산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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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이 해외 우라늄 자원 확보 전략을 현행 구매 위주에서 '광산 구입 및 채굴'로 전환했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핵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과감한 해외 투자에 나선 것이다.

홍콩의 세기(世紀)시티 그룹은 15일 "몽골을 비롯한 외국의 우라늄 광산을 사들여 직접 채굴하기 위해 중국 원자력에너지공업공사와 중국 20%, 홍콩 80%의 지분으로 우라늄 채굴회사를 합작 설립하는 의향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호주.캐나다 등지에서 우라늄을 수입해 왔을 뿐 해외 우라늄 광산을 직접 매입해 채굴한 적은 없다. 원자력에너지공업공사는 중국 내에서 독점적인 우라늄 수출입권을 갖고 있으며 핵발전기업인 중국핵공업집단의 자회사다.

세기시티 그룹의 판퉁(范統) 회장은 이날 상하이(上海) 증권보와의 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초기 투자금은 일단 1억 달러로 시작할 것이며 중국 측은 채굴을, 홍콩 측은 자금 지원을 맡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선은 몽골 시장에서 시작해 세계 각지의 우라늄 광산에 적극 진출할 예정이며 2009년께 첫 해외 채굴 우라늄을 중국에 가져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 원자력 발전으로 연간 2600억~2800억kWh 의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원자력 발전량 548억kWh 의 5배에 이른다. 이를 위해선 총 4000만kWh 의 설비용량이 필요하다. 앞으로 설비용량 100만kWh 짜리 핵 발전소를 매년 2~3개씩 건설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선 우라늄 확보가 필수적이다.

중국 국가환경보호국 핵안전관리처의 왕중탕(王中堂) 부처장은 지난달 5일 "전국(960만㎢)의 절반에 가까운 430만㎢를 탐사한 결과 국내 채굴 가능한 우라늄이 7만t 정도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의 우라늄 수요는 연 1500t 정도여서 이 정도 매장량이면 상당 기간 자급이 가능하다"면서도 "그래도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선 국내는 물론 해외 우라늄 확보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도 최근 "원자력 발전 비중을 현재 16%에서 25%로 늘리고 해외 우라늄 확보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최대의 전력업체인 NTPCL도 1월 "건설 예정인 원자력발전소에 공급할 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구매에 적극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주요 우라늄 생산.수출국인 호주와 캐나다는 "자원이 50년 정도면 고갈될 것으로 보여 채굴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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