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청소년 양로원봉사 통해 새삶연다-일본 전국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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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최근 일본의 노인홈(양로원)들에는 노인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그들을 도와주고 있는 非行 청소년들로 붐비고 있다.사회생활 속에서 죄를 짓고 가정법원의 판결을 받을 젊은이들은 이곳에서 인생의 새로운 발견을 한다.
이는 東京가정재판소가 5년전 시작한 일종의 사회봉사활동으로 최근 주목을 받아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양로원에서의 체험을 통해 상당수의 청소년들이 마음을 고쳐먹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비행소년들을 소년원등에 보낼까,보호관찰 처분을 할까,「재범의염려가 없다」고 해서 불기소처분을 할까를 놓고 제일 처음 법원은 고심하기 일쑤.이럴경우 가정재판소에서는 이들을 4~6개월간이런 양로원에 보내고 시험관찰해 최종 판단을 한다.
東京가정재판소가 비행청소년선도활동의 하나로 양로원에서의 봉사를 시작하게한 것은 89년 3월.
청소년들은 都內 특별양호 노인홈에서 2박3일간 노인들의 식사.목욕을 돕는 일로부터 함께 산책하고 말상대가 되어주는일 등을한다.비행소년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의 手記로 그들이 살아오면서경험하지 못했던 일들로부터 발견한 놀라움을 생 생히 전하고 있다. 「…침대에 누워있을 뿐이나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노인들의 모습.건강한 나 자신은 지금까지 과연 무엇을 하고 살아왔단말인가.부끄러울 뿐이다.나 자신은 항상 안된다고만 생각하며 살아왔다.앞으로는 긍정적으로 살아야지….」 지금까지 14~19세의 1백65명이 이곳에서 생활했다.그들의 과거 非行내용은 환각물질흡연.절도.상해.공갈.교통사고등.재판소의 소개로 그 내용을알고 있는 사람은 원장과 일부 책임자뿐이다.노인들이나 일반직원은 비행소년들을 보통의 자 원봉사자로 취급하고 있다.
「…한 할아버지가 『세상에서 자네같이 친절하고 큰 도움을 준사람은 없었네』라고 말씀하셨다.처음에는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일이라 약간 당황했으나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는 어른이 계시니 조금 자신이 생긴다….」 이에대해『非行소년이 그런 일을 할수는 없어,틀렸어 라는 말을 해왔다.그래서 더욱 소외된 아이들이 적지않다.그런데 노인들로부터 「고맙다」「도움이 되었다」는 감사의 말을 들으니까 자신도 어떤 역할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갖게 된 것이 다』고 東京가정법률상담소의 구로카와(黑川) 주임조사관은 말한다.
「…직원들이 친절하게 열심히 노인들을 돕고 있는 것을 보니 참으로 감동스러웠다.이런 기분이 되는 것은 처음이었다.이 기분을 친구에게 전하고 싶다.또 노인들을 소중히 모시고 싶다….」『최근의 소년사건에서 자주 느끼는 것은 청소년들의 인간에 대한연민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다.폭력을 쓸 때는 마음먹고 아주 철저히 깨부수고만다.나이든 노인을 딱하게 여겨 생각해주는 마음 씀씀이,약자를 위로하는 마음 같은것이 요즈음 아이들에게는 부족한것 같다』는 것이 東京가정재판소의 소년부 소장대리인 우치엔(內園盛久)판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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