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한국이것이문제다>2.가볍게 인사하는 작은친절 아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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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쓰미마셍!』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소리다.
복도를 지나치거나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처음 본 사람에게 꼭 이같은 인사를 건넨다.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안에서는『몇층 갑니까』하면서 누구든지 스위치 쪽에 있는 사람이 먼저 묻고는 친절하 게 층수를 눌러준다.
먼저 내릴 경우 또다시 『쓰미마셍』하며 내린다.
『친절이 아예 몸에 밴 사람들 같아요.너무 친절해 간사하다는생각까지 들었지만 아무튼 감탄했어요.다시 한번 가고 싶습니다.
』 일본 니가타에서 지난 연말 휴가여행을 보내고 돌아온 金熙太씨(35.사업)는 일본여행을 통해 일본에 대한 선입견이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관광이라는 서비스산업에서 최대의 상품은 친절이다.친절만이 외국 관광객의 발길을 다시 돌려놓을 수 있다.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한국관광공사가「교통관광 친절운동」캠페인을 범국민적으로 벌이는 것만 봐도 관광에서 친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영국의『비즈니스 트래블러』誌는 최근 서울을 파리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불친절한 도시라고 지적한 바 있다.또한 91년 외국관광객 여론조사 결과 한국관광에서의 불편사항 중 72.4%가 불친절 관련사항이었다.
『한국사람들 좀처럼 웃으며 인사할 줄 몰라요.처음 본 사람들로부터 인사를 받으면 오히려 당황할 정도지요.』 호주에서 11년간 이민생활 끝에 지난해 7월 귀국한 鄭美淑씨(40.주부)의말이다.그는 국내에 돌아와 외국에서 하던대로 처음 본 사람에게인사를 건넸더니 인사받은 상대방이 쫓아와서는『전에 어디서 뵌 적이 있었던가요』하며 오히려 무 안해하더란다.
『영어에 익숙하지 못한 탓도 있어요.하지만 친절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만국 공통의 언어지요.』 「교통관광 친절운동」범국민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귀순가수 金勇씨(관광공사홍보부)의 말이다.친절하게 웃어주고 인사하는 일은 돈드는 일이 아니다.의식의 문제다.
「한국방문의 해」행사는 올해만의 행사로 그칠 것이 아니라 21세기 관광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온국민이 친절로 무장한 관광요원이 될 때에만이 선진관광국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李順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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