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한가족>아들.사위등 의사15명 부산의대 문효중학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아들.딸.사위.며느리등 한 집안에 의사만 15명이 있는 가족이 있어 화제가 되고있다.
前 부산대의대 학장과 부속 병원장을 지냈던 비뇨기과 의사 文孝重박사(70)집안이 그렇다.부인 尹貞淑씨(63)가 산부인과 전문의며 아들 셋 모두와 사윗 넷 모두가 의사다.거기에 네딸중둘,며느리 둘중 한명까지 의사다.
文박사 부부와 직계가족에서만 의사가 12명이고 부산대의대 일반외과 교수인 동생 相殷씨와 그의 부인.딸이 역시 의사라 모두합치면 15명에 이른다.웬만한 큰 병원 하나를 차릴만한 가계다. 文박사는『자녀들에게 의사를 하라고 요구한 적은 없었다』며『장남이 의사를 하겠다고 해부모하는 일이 마음에 들어 그런가 했는데 남매들이 서로 영향을 끼쳐 줄줄이 의대를 가게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위가 모두 의사인 것에 대한 해명은 특이했다.美國 하버드大의대 병리연구원인 장녀 年哲씨는『아버지는 늘 혼인에서 진(gene=유전형질)이 중요하다고 했다』고 말했다.文박사는『그건 의사들이 잘 하는 말인데 일반 용어로 바꾸면 혼인은 사람 위주로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풀이한다.자녀결혼때 짝을 굳이 의사로 고르라고 한적도 없는데 순전히「어쩌다가」그렇게 됐다는 것이다.
장남 宇哲씨(40.중앙대의대교수)는 부친과 같은 비뇨기과로 代를 잇고 있다.
큰사위 張益京씨(41)는 경희대의대 출신으로 벨기에 루벵大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하버드大의대 심장내과 교수로 있다.둘째사위 林承圭씨는 연세대의대 내분비내과 교수,셋째사위 金溶泰씨는 서울대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막내사위 崔鶴龍씨는 연세대의대 비뇨기과 연구강사로 모두 학교에 자리잡고 있다.차남은 아직 인턴이고 미혼인 삼남은 하버드大에서 유전학을 공부하고 있다.큰 며느리는 방사선과 전문의.
온 집안에 의사가 와글거리다 보니 서로를 닥터니 박사니 하고부르는 일은 없고 아무개 서방,누구 아빠,누구 엄마등 일반호칭으로만 부른다.다만 대화할때 일반인들로는 알아듣기 힘들지만 의사들에게는 일반화된 전문용어가 자주 튀어나온다는 점이 이 의사대가족에서 볼수 있는 유일한 차이점.
원래 문학을 하고 싶었다는 文박사는 요즘 20여년전 시작한 古書수집 취미에 흠뻑 빠져 그간 모았던 희귀서적들로 고서박물관을 만들 계획을 추진중이다.젊은 시절 폐결핵을 앓을때 집안의 고서를 없애야 낫는다는 미신을 믿고 태워버린 것이 아쉬워 시작했는데 1만여권의 한문고서외에 19세기 서양인이 쓴 한국관련 고서를 전문적으로 모아 90권에 이른다.
〈蔡仁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