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전 항공기 선정에도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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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생산중단 될 불 「팰컨­50」 사실상 결정/기무사 내사… 유자격 캐나다제 탈락
국방부 합동참모본부가 5천억원 규모의 전자전 항공기사업(금강백두사업) 기종으로 94년 생산중단 예정인 기종을 사실상 선정해 군내부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합참은 지난해 12월30일 무기체제 심의위원회를 열어 기종문제 때문에 3년 가까이 미루어오던 이 사업의 기종으로 대형인 프랑스 다소사의 팰컨50과 중형 2개 기종(미국 레이선사 BA e125,미국 세스나사 CICATATIONⅢ) 등 3종을 최종 협상대상으로 확정했다.
그러나 중형 2개 기종은 탑재능력,체공시간 등 소요부대가 요구하는 군작전 요구성능에 미치지 못해 펠컨50이 도입기종으로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합참이 도입키로 한 팰컨50은 군용으로 개발된 적이 없고 올해부터 생산중단될 예정인데다 군용으로 개발된 캐나다의 대형인 챌린저 제트기가 협상대상에서 탈락되어 군내에서 그 결정과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기무사가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전 항공기사업은 주한미군 정찰대가 90년대말 철수됨에 따라 그 역할을 대신할 정찰기 8대를 96년부터 99년까지 도입키로 한 사업이다.
국방부와 합참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합참은 89년 사업추진 당시 이미 정보수집용으로 개발돼 보급되어 있는 캐나다제 챌린저를 처음부터 도입대상 기종에서 배제하고 팰컨50과 군작전요구성능에 못미쳐 경쟁대상이 못되는 2개의 중형기종만을 대상기종으로 선정했다.
이같은 결정에 캐나다정부는 91년 서울주재 대사관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유일하게 군정찰용으로 개발되어 걸프전에도 투입된 챌린저가 배제된데 항의하는 서한을 당시 최세창 국방장관에게 보냈고 최 장관은 권영해차관을 통해 챌린저를 포함시켜 소요를 다시 제기하라는 지시를 했다.
이 군관계자들은 그러나 『합참이 이 지시를 3년 가까이 무사하다 권 전 장관이 경질된 직후인 지난해 연말 무기체계심의회를 전격적으로 열어 챌린저를 배제하고 다시 팰컨50 및 중형 2기종만을 협상대상으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하고 『이 결정에 따라 앞으로의 협상에서 중형은 탈락되고 팰컨이 사실상 최종기종으로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들에 따르면 합참의 무기체제심의위원회가 열리기전인 93년 12월초 이 사업관련 실무자회의는 ▲중형기종의 부적합 및 ▲챌린저를 경쟁기종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심의위원들에 통보했다.
이 관계자들은 대형 정찰기가 필요함에도 처음부터 경쟁기종으로 중형기 2종을 선택하고 챌린저를 배제했기 때문에 팰컨을 선정하기 위해 들러리를 세운 것이라는 의혹을 받았었다고 말했다.
합참의 고위관계자는 『무기체계심의회가 소요부대에서 제기한 성능비교가 옳다는 판단에 따라 심의위원들이 투표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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