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판사원 3D업종/대졸예정자들 몰려/지방대 취업난… 경쟁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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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차·보험판매원서 건설현장 잡역까지
대학졸업 예정자들이 극심한 취업난속에 자동차·보험 외판사원 또는 신발공장·도로공사 현장 등 이른바 3D업종에까지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방대학 졸업예정자들 사이에서 특히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나마 경쟁률이 높아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외판사원 30여명을 뽑기로 한 현대자동차 전북지사에는 1백20여명이 몰려 4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곧 외판사원을 모집할 예정인 대우자동차 전북지사에도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월급은 회사에 따라 기본급 20만∼30만원선에 차 1대 판매수당 10만원 정도씩을 받는게 고작.
사정이 마찬가지인 보험회사도 기본급에 수당을 합쳐 한달 평균 70여만원에 이르고 있다.
전주 모대학 경영학과 졸업예정인 장모씨(27)는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10여곳에 입사원서를 냈으나 번번이 떨어져 내년 입사시험에 대비,공부를 하면서 임시로 자동차 외판사원으로 취업했다』고 말했다.
토목공사업체인 부산시 동구 초량동 동남개발에는 졸업예정자 7명이 이달 중순부터 일당 2만5천원씩을 받고 일하고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은 도로건설공사 현장에서 목공·철근공 등 기능공들의 업무를 보조하거나 땅파기·나무자르기 작업 등.
이 회사 경리과의 정재원대리(35)는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졸업예정 대학생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며 『업체측으로서는 이들을 고용해 쓸 경우 싼 임금으로 거의 비슷한 업무효과를 거둘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신발부품 제조업체인 부산시 북구 괘법동 골드상사에도 졸업예정자 4명이 일당 2만원으로 일하고 있다.
부산대·동아대·경성대 등 부산지역 대학들의 취업담당관실에도 이같이 임시취업 자리를 찾는 학생들이 하루 10∼20명씩이나 될 정도.
경북대 무역학과 졸업예정자인 전모씨도 아르바이트 알선업체를 통해 대구시 수창동 의류업체 신신어패럴에서 창고정리 등의 일을 하며 하루 2만5천원(4∼6시간 근무시간 2만원)의 일당을 받고 있다.
전씨는 『취직이 될 때까지 용돈이나 벌기위해 임시취업을 했다』며 『사회경험도 쌓을 수 있어 좋은 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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