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대중씨 정계은퇴후 1년의 행보-통일 연구하며 제2인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19일은 金大中 前民主黨대표가 대통령선거에 패배하고 파란만장했던 40년의 정치역정을 마감한지 1년째 되는날이다.
『국민의 하해와 같은 은덕을 단 한번도 갚지 못하고… 이제 저에 대한 모든 평가를 역사에 맡기고 조용한 시민생활로 돌아가겠습니다.』 대선의 패배를 깨끗이 시인하고 미련없이 정계은퇴를선언했던 이 老巨木에게는 그를 곱상치않게 여겼던 사람들까지 찬사를 보냈고 그의 지지자들은 지금도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는 통일연구와 아시아-태평양 평화모색에 전념한다는「제2의 인생」을 천명하고 최근 一山의 아파트에서 독서와 저술에 몰두하고 있다.가끔 외부강연과 기고로 자신의 존재를 대중에게 확인시키고 있으나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 로 일관하고있다. 그러나 은퇴한 DJ는 그의 의사와 무관하게 지금도 여전히 신문의 정치면 기사를 장식하고 있다.은퇴 이후에도 民主黨에대한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크게 감소되지 않았다.
현 李基澤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막강한「金心」(金大中의 지원)에 힘입어 DJ이후의 빈자리를 차지했다.李대표는 재산공개.과거청산유예문제등 정국의 고비마다 DJ의 결정적 훈수를 받고 1백% 수용하는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民主黨 舊신민계 의원들의 그에 대한「충성」또한 여전하다.영국체류.귀국시나 9월 러시아.독일.미국순방때마다 공항에는 국회회기중임에도 그를 영접하는 의원들로 만원을 이루었다.
대부분의 의원들은『15대총선까지는 DJ의 영향력이 엄존할 것』이라는 분석이고 일부는『DJ가 살아있는 한 호남 표밭에서 그의 영향력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한다.DJ의 의사와 관계없이 그의「존재자체」가 갖는 정치적 영향력을 꼽 는 셈이다.
이와함께「통일연구」에 전념한다는 목표아래 영국케임브리지大 체류에서부터 亞太재단설립준비와 聯靑.내외문제연구회등 東橋洞系조직정비에 이르기까지 DJ특유의 꼼꼼한 조직적 행보는 그의 정계복귀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에게는 역시 좋은 화제거 리가 되고 있다. 金前대표는 반년간 체류한 영국에서 귀국후 서울대.연세대.
중앙대등에서 잇따라 통일강연을 하며 흡수통일배제.北核문제일괄타결.統一案의 국민투표채택등을 주장하며 통일전문가로서의 이미지를굳혀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정치학회회장인 吉昇欽교수가 그의 정계복귀 시나리오를 정식으로 제기하며 정계복귀설이 본격 대두하자『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측근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외부강연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金前대표는 현재 그의 향후 연구활동의 발판이 될 亞太재단설립에 전력을 쏟고 있다.그는 연말까지 재단설립등기를 마친 뒤 내달 20일 현판식을 갖고 공식활동을 개시할 계획이다.
재단고문에 고르바초프前소련대통령과 다른 2명의 국제적 저명인사를 영입할 계획이다.재단 사무총장에는 曺瑛煥 前美애리조나大교수를,연구자문위원에는 韓相震.朴鍾和.羅鍾一교수등을 영입했고 18명의 박사급 상임연구원을 채용해놓았다.
金前대표는 이와함께 權魯甲최고위원의 韓政會와 韓光玉최고의 새정치연구소로 나뉘어있던 범東橋洞系세력을「내외문제연구회」로 통합,교통정리를 끝마친 상태다.지난달에는 과거 그의 최대사조직이었던 聯靑이 그의 핵심측근인 金玉斗의원을 새회장에 앉히고『DJ의통일운동을 확산시킨다』는 목표로 조직을 재정비해 관심을 모으고있다. 곧 발족할 亞太재단과 내외문제연구회,聯靑의 DJ통일운동에 대한 삼각지원체제가 완비된 상태여서 내년부터는 金前대표의 활동이 더욱 눈여겨보아질 조짐이다.
〈崔 勳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