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기협중앙회 박상규회장-중소기업 지원 서둘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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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타결에 따라 중소기업들도 정부 지원이라는 보호막을 벗어나 개방경제라는 벌판에서 벌거벗은 모습으로 외국업체들과 경쟁해야 한다.기협중앙회 朴尙奎회장을 만나 UR가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그 대책 등에 관해 들 어봤다.다음은인터뷰 요지.
-UR 타결로 최근 국책연구기관은 공산품 수출이 활성화될 것이라는「핑크빛」전망을 내놓고 있으나 민간연구기관은 개방 이익 못지않게 경쟁력이 약한 중소기업분야의 피해가 클것이란 지적입니다. ▲UR 타결은 필연적인 추세라고 봅니다.다만 개방으로 인해 외국 공산품이 밀려들어와 국내 중소기업들과 가격 경쟁을 벌일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됩니다.수출분야는 오히려 외국의 관세 문턱이 낮아져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출업체 이외에 내수를 중심으로 하는 중소 제조업체들은 관세 인하와 수입절차 간소화등 비관세장벽 완화로 특히 피해가 우려된다는 전망인데요.
▲사실 내수업체들은 외국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약한 부문이 많습니다. 중소기업 제품은 제품 디자인등에서 대부분 외국제품보다경쟁력이 약합니다.게다가 외제를 선호하는 일부 소비자의 선택이중소기업에는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기협중앙회의 자체분석에 따르면 내수부문중 문구.완구.섬유.신발 등 소비재 경 공업분야의 타격이 특히 클것으로 보입니다.
-서비스분야의 영세기업들도 개방에 따른 선진 경영기법과의 경쟁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서비스분야에서 역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아시다시피 중소기업들은 정보와 하이테크부문에 문제점이 많아 경쟁력을 갖추기가 수월치 않습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수출관련 보조금 같은 정부지원책이 UR로 대폭 축소될 전망입니다.정부입장에서 어떤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수출업체들의 경우 무역금융에 대한 의존도가 큽니다.UR가 타결돼 중소기업에 대한 수출지원제도가 줄어들면 당장 금융면의 애로가 심각해지죠.
이에따라 정부에서는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기 전까지만이라도 집중적인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정부의 한정된 재원속에서 농업분야에 대한 투자도 시급한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따낼 수 있다고 보십니까.
▲아전인수격인 해석인지 모르지만 이제 개방경제를 맞는 상황에서 정부는 중소기업의 목소리나 농민의 목소리나 똑같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농업 분야에 대한 시급한 대책도 필요하나어차피 공업국으로 가기 위해선 중소기업의 경쟁력 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 지원이나 수출지원에도 비중을 둬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朴회장이 과거에 쓴 어느 글에서「기업이 잘못되는 책임은 기업인에게 있다」며 기업의 자생력을 강조했는데,정부지원외에 앞으로는 중소기업계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물론입니다.그러나 대기업위주의 경제구조를 오랫동안 유지해온우리나라 경제환경속에서 중소기업분야는 기업인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정부지원이 조화돼야 합니다.
-UR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오랫동안 끌어온 국제간 협상인데 앞으로 중소기업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먼저 정보를 수집해야 합니다.이제 세계시장은 하나가 됐습니다.세계의 여러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경쟁업체의 생산 코스트와 인건비 등 정보싸움에서 이겨야 합니다.만일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빨리 체제를 변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제 내년도 사업구상이 상당히 중요해졌습니다.어디에 역점을두시겠습니까.
▲국제환경에 대응해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는 중소기업 사장들의 의식전환에 주안점을 두겠습니다.이를 위해 조합 이사장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대폭 늘릴 생각입니다.
대담=朴炳錫차장 정리=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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